시골집 꽃 이야기

맨드라미 8월~

달빛3242 2017. 1. 31. 19:05

작년 봄,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새로 만든 꽃밭에 당장 심을 꽃이 여의치않아

임시방편으로 맨드라미 씨앗을 잔뜩 뿌렸었다.

그 바람에 꽃밭마다 온통 맨드라미 천지였었는데 올해는 씨앗을 전혀 뿌리지 않았다.

분명 자연발아하는 새싹들이 정신없이 올라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년에 심었던 꽃밭은 물론이고 빗물이 흘러가는 곳 주위마다

 맨드라미 새싹이 땅을 뒤덮듯이 삐져 나오는 것이었다.

좀 안됐지만 거의 모두 호미로 긁어버리고 몇 군데만 남겨놓았다.



요것들도 자연발아한 맨드라미들이다.

씨앗이 빗물에 떠내려오면서 요행이 하수구로 빨려들어가지 않고 돌틈에 끼어있다가 살아남은 것들이다.

수많은 새싹들이 무자비한 호미날에 뽑혀나가는 중에도 천행으로 간택되어 목숨을 부지하였으니

행여 주인장 눈밖에 날세라 여름에서 가을까지 고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집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틈에 자리잡고 있어 뽑을까 말까 몇번이나 망설이다가

그냥 두었더니 엄청난 크기의 꽃을 피워 올적 갈적 기쁨을 주었다.



'저도 살려주셔서 고마워요.'

노랑, 빨강 두 가지 색으로 단장하고 오랫동안 효도한 키다리 맨드라미



옆태는 별로, 프릴이 있는 윗태는 환상적인 노랑맨드라미

 


꽃밭에서 어마어마한 경쟁율을 뚫고 살아남은 맨드라미 삼형제



가을빛으로 물든 맨드라미 삼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