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순천만습지에서

달빛3242 2017. 2. 15. 15:35

12월 7일, 한겨울은 아니더라도 겨울은 겨울인데 날씨가 너무 쾌청하고 따뜻해서 역마살 발동!

가을에 가려했던 여행이 여러 요인으로 불발이 된지라 무척이나 여행이 고프던 참에

옆지기와 만장일치로 순천만국가정원을 선택했다.

정원을 가꾸는 데에 뭐 참고할만한 것이 있을까 하는 배움의 자세로 여유롭게 둘러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1박2일 일정이었기 때문에 집에서 좀 느긋하게 출발했더니 늦은 오후에 순천에 도착했다.

국가정원은 너무 넓어서 다음 날 하루종일 꼼꼼히 보기로 하고 순천만습지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순천만습지는 우리나라 최대 갈대 군락지로 강줄기 같은 만을 가운데 두고 갈대밭이 넓게 펼쳐져있다.

갈대 뿐만 아니라 겨울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물 위에 떠있는 배들은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침 AI가 창궐하고 있는 시기여서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철새를 탐사하는 것을 중지했다고 했다.

아쉽지만 아직은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수 밖에......


 

옅은 노을 속을 날아가는 흑두루미 두 마리 포착

이런 풍경을 보면 괜히 행복해진다.



우리는 데크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갈대밭 깊숙히 들어갔다.

처음에는 철새들이 비교적 조용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하면서

꽉꽉거리는 소리가 시끄러울 정도로 요란했다.

요놈들 합창지도를 좀 해줘야 될 것 같다.




새들은 해질녁부터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밥(?)때가 되면 이렇게 떼를 지어 날아오르는 것이다.

AI를 옮기는 주범으로 요즘 한창 미움을 받고있지만 하늘을 수놓은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여기에 일몰의 장관이 더해진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아침에는 좋았던 날씨가 점차 흐려져서 흑백사진이 되고말았다.




순천만습지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다음 기대가 되는 저녁식사 시간

맛집으로 유명한 음식점에 들어가 아들이 추천해준 순천만의 대표음식인 꼬막정식을 시켰는데

2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상에 빈틈없이 채워졌다.

꼬막무침, 꼬막전, 꼬막회무침, 삶은꼬막, 꼬막찌개 등등 꼬막을 이용한 반찬들이 주를 이뤘다.

태어나서 꼬막을 가장 맛있게, 가장 많이 먹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