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땅을 구입하고 꽃밭을 일구면서 좋아하는 꽃들을 원없이 심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얼마나 설레였는지!
장미원을 따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도 바로 그 때였다.
화단 중앙을 장미원 터로 정하고 땅을 고른 다음에
장미를 구하기 위해서 국내에서 가장 큰 양재동 꽃시장으로 갔다.
대전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미들이 어찌나 이쁘던지 열댓 그루쯤 구입한 것 같다.
그 중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장미는 8종류 뿐이다.
장미는 생각보다 키우기가 까다롭고 수형잡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시 때문에 더 들이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자연히 장미원에 대한 꿈도 시들해지고 새로운 품종이 많이 나와도 별로 욕심이 생기지 않았다
새집 울타리에 올릴 넝쿨장미 한 그루만 추가로 구입했을 뿐 장미의 종류는 항상 그대로이다.
추가로 구입한 넝쿨장미
필 때와 질 때의 색깔이 완전히 다른 변색장미이다.
위 사진의 장미와 같은 장미인데 색이 변해서 전혀 다른 종류로 보인다.
아래 사진 두 장도 같은 장미이다.
세력이 왕성해서 커다란 아취로도 감당이 안되는 넝쿨장미
깔끔하게 올려주고 싶지만 꽃봉오리를 달고 있는 줄기를 차마 자르지 못하고
그냥 놔뒀더니 주위를 온통 뒤덮을 기세로 자라서
들찔레같은 모양새를 이루고 자연스런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장미에 가시가 없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오른쪽 자잘한 꽃을 피우는 장미는 가시가 없다.
반면에 왼쪽의 붉은 장미는 가시 중에서도 유난히 무시무시한 가시가 달려있다.
헌집 울타리를 둘러싸고 있는 하얀 넝쿨장미 한 그루
우리집의 장미는 요즘 유행하는 고급종은 아니지만 이대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