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들의 여름 이야기 - 7월 8일
온종일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습하고 무더운 날씨였다.
며칠 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물을 먹은 땅이 질퍽거려서 나다니기도 불편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손자들은 날씨하고는 아무 상관없이 시골집에 오면 마냥 신나고 즐겁기만 하다.
아들이 데크 위에 천막을 쳤다.
작은 변화에도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손자들이
이제부터는 그늘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텃밭에서 당근을 하나씩 뽑아들고 누구 것이 더 큰지 대보고 있다.
마당에서 소금쟁이를 찾고 있는 손자들
비가 온 뒤 물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소금쟁이들이 모여든다.
소금쟁이가 생각보다 날쌔서 여간해서는 잡기 어려운데도
큰손자는 한 손으로 재빠르게 잘도 잡는다.
블루베리는 2주 전 손자들이 왔을 때도 많이 땄는데 그 새 또 많이 익어서 한 바구니나 땄다.
"우리 빈이 생일상에 블루베리도 놓을까요?"
"좋아요!"
큰손자 생일이 며칠 안 남아서 시골집에 온 김에 미리 생일잔치를 해주려고 계획을 세웠다.
생일상에 놓을 거니까 크고 좋은 것으로 골르라고 했더니 두 녀석이 차분하게 앉아 골라내고 있다.
동생과 나란히 앉아 생일상을 받은 큰손자
제철 과일로 차린 큰손자의 여섯 번째 생일상이다.
블루베리와 참외는 텃밭에서 수확한 것들이다.
큰손자는 만 6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너무나 큰 기쁨과 행복을 안겨 주었다.
이 녀석이 안 태어났으면 노년의 삶이 지금보다 훨씬 무미건조했을 것 같다.
형아에게 생일축하 뽀뽀를~~^^
두 녀석이 케익도 함께 자르고~~
손자들과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