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수많은 나무 중에 백일홍(배롱나무)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다.
한여름에 짙은 녹음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피어나는 꽃이 너무나 예쁘고
개화기간이 길어서 오랫동안 꽃을 즐길 수가 있다.
나무의 표면은 수피가 벗겨지면서 자라기 때문에 매끈하고 깨끗하다.
동글동글한 잎은 크기가 작아서 낙엽이 져도 지저분하지가 않다.
이렇게 좋은 나무가 우리집에서 노지월동이 된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인지!
백일홍은 추위에 약한 편이어서 충청도에서도 내륙의 추운 지방에서는 노지월동이 어렵다.
백일홍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잎눈이 다른 나무들에 비해 너무 늦게 나와서
봄꽃이 한창 절정일 때도 마른 가지 그대로 겨울나무 처럼 보이는 점이다.
집 주변에 30여 그루의 백일홍꽃이 만개했다.
20여 년 전 작은 묘목을 심으면서 꿈꿔왔던 풍경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연분홍, 진분홍, 보라 등 나무마다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
백일홍은 가지가 휘도록 많은 꽃이 핀다.
비 온 뒤에는 가지가 부러질까 조마조마해진다.
흰색 백일홍은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한 그루만 심었다.
백일홍꽃 활짝
손자꽃 활짝
보라색 꽃이 유난히 고와서 안방 창문 옆으로 옮겨 심은 백일홍
백일홍은 생명력이 강해서 큰나무를 옮겨 심어도 잘 산다.
구름이 멋진 날
20여 년 동안 한 번도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놔둔 백일홍
엉성한 키다리가 되었다.
이 나무도 제멋대로 높이 자라서 우리집 위쪽에 자리한 암자에서 더 잘 보인다.
스스로 부처님께 '꽃 보시'를 하는 백일홍이다.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 백일홍꽃은 화사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