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자이저 손자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피곤해할 줄 알았던 손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활력이 넘친다.
푹푹 찌는 날씨에 곤충을 찾는다며 밖으로 나가려는 손자들을 간신히 말려야 했다.
두 녀석이 사이좋게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요즘 손자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신비 아파트'의 귀여운 도깨비
'신비'를 그리고 있다.
"우와, 우리 손자들 그림 잘 그리네. 화가처럼 너무너무 잘 그린다!"
할머니의 폭풍 칭찬에 고무되어 개구장이 작은손자도 해찰하지 않고 색칠에 집중한다.
"다 그렸어요!"
왼쪽 위에 이상한 것이 있어서 뭐냐고 물으니 머리가 둘 달린 쌍둥이 귀신 '벽수귀'라나?
아무거나 그린 것 같지만 의미 없이 그린 것은 없다.
그림을 다 그리고 나더니 작은손자가 그림을 보며 말한다.
"신비야, 우리가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를 잘 지켜줘야 돼."
우리 손자 기특한지고!
큰손자가 곤충을 좋아하면서도 약간은 무서워 한다.
할머니가 그걸 간과할 리가 있으랴.
손가락 위에 사슴벌레를 올려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자에게 보여주며
물리지 않게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잡아보라고 하니
조금 주저하다가 용기를 내어 잡아본다.
손자가 사슴벌레를 뗄려고 하니 날카로운 발톱으로
손가락을 어찌나 꽉 잡는지 무지 아프다.ㅠㅠ
우리 손자 드디어 사슴벌레를 잡았다!
무서워 하던 넓적사슴벌레를 잡고 의기양양해진 큰손자에게 묻는다.
"사슴벌레는 힘이 세도 유리창에 올라가지 못하는데 무당벌레는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
"무당벌레는 발이 끈적끈적해서 올라갈 수 있어요."
선행학습의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저녁에는 우리집 셰프인 아들이 닭&오리 바베큐를 했다.
지난 번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연구를 했지만 70%쯤 성공?
닭은 잘 익었는데 오리가 너무 뚱뚱해서 속까지 익지않은 것이다.ㅋ
칼집을 내고 전자렌지에 익혔다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