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손자들과 함께

달빛3242 2017. 8. 16. 22:41

우리 마을에는 동편 윗쪽에 맑고 아담한 저수지가 하나 있다.

우리 부부가 저녁마다 산책을 하면서 종점으로 정한 곳이다.

둘이 걸을 때보다 손자들이 와서 손을 잡고 가니 더없이 즐겁다.

저수지 둑으로 올라가는 길은 제법 경사가 있어서 힘에 부치는데도

손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할아버지 할머니를 앞지른다.

 

저수지 둑에서 방아깨비를 찾고있는 할아버지와 큰손자

"할머니, 빈이가 장수풍뎅이 수컷하고 방아깨비 잡게 해달라고 소원 빌었어요."

"누구한테 소원 빌었는데?"

"하느님한테요."

우리 손자 소원이 이루어져야 할텐데......


한참 동안 풀밭을 헤치며 방아깨비를 찾아봤지만

귀뚜라미 소리만 요란할 뿐 헛탕이었다.



방아깨비는 못찾았지만 저수지 둑 위에서 멋진 포즈로 사진 한 장 찍고~~



메아리가 뭔지 모르는 손자에게 체험을 통해 알게 하는 중~~



멀리 아랫쪽으로 예닐곱 채의 집이 보이는데 모두 근래에 지어진 전원주택들이다.

우리 동네가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아닌데도 날이 갈수록 외지인들이 많이 몰려온다.

외지인에 대한 텃세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도 없어서 크게 신경쓸 일도 없고

 나름대로 소박한 삶을 누리면서 살아가기에는 이만한 곳도 드물지 싶다.


낮에 그토록 풀밭을 헤집고 다녔어도 발견하지 못했던 방아깨비를 밤에서야 잡았다.

후레쉬를 들고 아들과 손자와 함께 곤충을 찾아 마을길을 돌아다니는데

뜻밖에도 방아깨비가 길에 나와 있는 것이었다.

소원이 이루어졌다며 손자가 어찌나 좋아하던지! 








방아깨비를 자세히 관찰한 다음에 꽃밭에 놔주었다.

그런데 방아깨비 숙녀가 날개가 예쁘지 않아서 시집이나 가려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