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숲길을 걷다 - 11월 14일
내장산? 백양사?
11월 중순에 아직 단풍이 남아있을 만한 곳을 떠올려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곳이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이었다.
시골집은 낙엽으로 온통 뒤덮여 있거나 말거나
치워야 할 것도 많고 여러가지 할일이 태산인데 모든 것 뒤로 미루고
옆지기와 의기투합하여 독립기념관으로 내달렸다.
이제 그만 가을앓이를 끝내리라 다짐하면서......
일주일만 앞당겨서 올 것을!
독립기념관 뒤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3.2Km에 달하는
단풍나무숲길의 초입은 단풍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내 인생의 계절도 이쯤에 다다랐지 않았을까?
잎을 거의 떨궈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곳이 있는가 하면
단풍잎이 제법 많이 남아있는 곳도 있었다.
전혀 기대도 안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여주다니
늦게 찾아오는 이들을 기다려 준 것만 같아 너무나 감사했다.
단풍철이 지난 숲길은 너무나 한적하고 쓸쓸했다.
단풍이 절정일 때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왁자지껄했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남아있는 것들을 오롯이 즐기며 천천히 걸었다.
이런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었는데 최고의 장소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렇게 고운데 찾는 사람이 몇 명 안되다니!
이제 막 단풍이 절정에 이른듯 활활 타오르는 곳도 있었다.
단풍나무숲길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이동했는데
서쪽으로 갈수록 단풍이 더 많이 남아 있었다.
길 양쪽으로 심은 나무는 모두가 단풍나무이다.
같은 지역인데도 잎이 다 진 곳이 있는가 하면 절정인 곳도 있고
또 어느 구간은 단풍이 덜 든 곳도 있었다.
화려한 빛깔을 잃지 않고 꽃잎처럼 깔려있는 단풍잎
3.2Km의 단풍나무숲길이 짧게만 느껴졌지만
곱게 저물어가는 계절에 단풍도 즐기고 낙엽 쌓인 길도 원없이 걸은 하루였다.
이제 가을앓이를 끝내고 차분히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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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조선총독부청사 철거부재 전시공원
단풍나무숲길이 거의 끝나가는 독립기념관 서쪽편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 5m 깊이에 전시한 조선총독부청사 첨탑
독립기념관
기념관 내부는 오래 전에 관람을 했기 때문에 주로 외부 설치물들을 자세히 둘러보았다.
연못과 겨레의 탑
통일염원탑 중심에 설치된 통일의 종
겨레의 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