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9월 5일~9월 15일)
알프스, 얼마나 오랫동안 꿈꿔온 곳이었던가!
열일곱 소녀시절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본 뒤로
그 배경이 되었던 알프스를 동경해 왔으니 알프스는 그야말로 오랜 세월 동안 내 마음 속의 샹그릴라였다.
그러다가 3년 전에 서유럽 패키지 여행의 극히 일부분으로 알프스를 찾게 되었는데
산악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에 올라갔다가 빡빡한 일정 때문에 겨우 1시간쯤 머물다 바로 내려와야만 했다.
오히려 알프스에 대한 갈증만 더욱 부추긴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즐길 틈도 없이 점만 찍고 쫓기듯 바로 내려와야 했던 그 때의 아쉬움이 너무도 크게 남아
언젠가는 알프스를 제대로 만나야 겠다는 생각에 알프스 트레킹을 버킷리스트에 올리고
내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을 굳히고
인터넷으로 여러 여행사를 들락거리며 알프스에 대한 상품을 검색했다.
그러던 중에 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H여행사의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이라는 테마여행 일정표가 눈에 확 들어왔다.
바로 우리 부부가 꿈꾸고 원했던 방식의 여행일정에 가슴이 마구 뛰었다.
열흘 동안 오직 알프스만을 누비고 다니며 그 아름다운 산을 맘껏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용기를 내어 여행사에 참가 신청을 하게 되고 2017년 9월 드디어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젊고 활기찬 세월 다 보내고 60대 중반을 지나는 나이에 고산트레킹이라니!
행여 여행팀에 민폐를 끼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우리 부부는 매일 걷기 연습을 하면서 체력을 길렀다.
여행사쪽에 우리 여행팀의 연령대를 물으니 50대에 70대까지 모두 11명이 신청을 했다고 했다.
생각보다 연령대가 높아서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했다
알프스 3대 미봉(美峰)은 융프라우(4,158m), 마테호른(4,478m), 몽블랑(4,807m)을 이른다.
우리의 여정은 이 세 봉우리의 거점도시인 스위스의 인터라켄, 체르마트, 프랑스의 샤모니에서
각각 3일씩 머무르면서 알프스의 곳곳을 누비는 트레킹 위주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융프라우-맨 오른쪽 봉우리>
융프라우는 알프스 지역 최초로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르네알프스 대표 봉우리이다.
융프라우와 주변 산군을 보기 위한 트레킹은 융프라우 등정의 거점도시인 인터라켄에서 시작이 된다.
인터라켄은 스위스 중부 베른 주의 관광도시로 인터라켄이라는 지명은 '호수의 사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쪽으로 브리엔츠 호수와 서쪽으로 툰 호수 사이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마테호른>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 양쪽에 걸쳐 있는 마테호른은 알프스 3대 미봉에 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히말라야의 마차프차레, 아마다블람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꼽히며
그 중에서도 단연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멋진 봉우리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스위스의 남부 발레 주에 있는 마터호른의 관문 체르마트를 찾아야 한다.
체르마트는 트레킹과 겨울 스포츠의 천국으로 4,000m 이상의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인구가 5,600여 명에 불과한 체르마트는 걸어서 1~2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마터호른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이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을 위해 상점과 레스토랑, 호텔, 스키 렌털숍이 몰려 있다.
몽블랑-뒷쪽 가장 높은 봉우리
몽블랑은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 걸쳐있으며
최고봉을 포함해 반 이상이 프랑스 영토에 속한다.
트레킹은 몽블랑 북쪽 산기슭에 있는 프랑스의 작은 도시 샤모니에서 시작된다.
인구 1만 명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도시 샤모니는 4,000m급 산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계곡을 따라 흐르는 야브르 강 양쪽에 펼쳐져 있다.
여행 첫날인 9월 5일, 온 몸이 뒤틀릴 정도의 이코노미증후군을 참아내며
비행시간 12시간 가까이 걸려서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도착했다.
여성 가이드의 인솔로 융프라우의 전진기지인 인터라켄으로 이동하여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