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 (뮈렌 트레킹)
9월 8일
어제 24Km를 걷고 체력이 완전 방전되어 녹초가 되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상쾌한 기분과 함께 새로운 힘이 충전되어 있다.
더구나 날씨까지 쾌청해서 마음이 한껏 부풀었다.
오늘의 일정은 뮈렌 트레킹이다.
뮈렌에서 그뤼지알프까지 총길이 4.5Km에 소요시간 2시간 정도 되는 가벼운 산책이다.
오후에는 마테호른이 있는 체르마트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짧게 잡은 것이다.
인터라켄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까지 이동한 후
케이블를 타고 뮈렌으로 올라갔다.
뮈렌은 융프라우 지역에서도 청정마을로 손꼽히는 작은 마을이다.
뮈렌에서 그뤼지알프까지의 트레킹 루트는 기찻길을 옆에 두고 거의 평탄한 길을 걷는다.
30분 쯤 걸었을 때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나타났다.
어제 그토록 보여주지 않던 정상 부분을 오늘은 흔쾌히 다 보여주었다.
어제는 구름이 야속했으나 오늘은 구름이 없는 것 보다 오히려 있는 것이 운치를 더해 주었다.
그런데 역광이어서 사진의 색상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아랫쪽으로 걸으면서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를 원없이 보았다.
산허리에 걸린 구름이 자로 재서 자른 것처럼 묘하게 떠있는 곳도 있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서 융프라우를 마주보고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호사도 누렸다.
크고 작은 워낭으로 장식한 레스토랑의 외벽을 보면서 스위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중에는 분명히 화음이 맞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레스토랑 한 켠에 세워져 있는 장승이 우리의 장승과 비슷해서 반가웠다.
아늑한 가문비나무 숲길도 걷는 것도 좋았다.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여 안녕~~
이제 융프라우 지역에서의 마지막 트레킹을 모두 마치고
유람선도 타고 기차도 타면서 마테호른을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