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알프스3 대 미봉 트레킹- -(락블랑 트레킹)

달빛3242 2018. 1. 20. 21:20

9월12일

몽블랑의 거점도시 샤모니에서의 첫날이 밝았다.

창밖으로 내다본 하늘은 곧 비라도 뿌릴 것처럼 아주 많이 우중충했지만 마테호른에서 이미 경험했던 것처럼

산악지방의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실망하지는 않기로 했다. 

샤모니는 한여름에도 눈이 내릴 때가 있는 곳이라 하니

제발 흐린 날씨가 변덕을 많이 부려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호텔을 나섰다.  


오늘의 일정은 총 길이 13Km에 6시간 정도 소요되는 락블랑 트레킹이다.

트레킹의 출발지인 콜레몽테(1,461m)에서 락블랑(2,352m)까지는 표고차가 900m 가까이 차이가 난다. 

어떤 이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올라가는 길이 훨씬 힘들다.

그래서 일정표를 보고 제일 먼저 트레킹 코스의 표고차를 계산해 보게 된다. 

아무래도 오늘은 조금 난코스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샤모니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잔뜩 기대를 해본다.


샤모니 시내 마트에서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면서 바라본

설산과 어우러진 샤모니의 아침 풍경이다.

산 아래쪽까지 길게 늘어진 보송 빙하가 압권이다.

샤모니를 가로지르는 아르브강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현지 노선버스를 이용하여 콜레몽테로 이동하는 도중에 

남편은 다리가 불편해서 하차를 하고 나중에 우리 일행이 내려오는 길목인

플레제르 전망대에서 만나기로 했다.

  

몽록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20여분 동안은 워밍업 수준의 산책길을 지나왔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프랑스인 현지 가이드가 합류하여 길을 안내했다.


이곳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지그재그 길을 올라가며 강도 높은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짙은 운무가 끼어 있어서 높은 산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몽블랑이 저 앞에 있는데.....


구름은 좀체로 자리를 비켜줄 기미가 없어 보였다.


우리 일행 중 즉석 트리오 결성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이 나그네 길~~"

길은 험하고 앞은 보이지 않는데도 유쾌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산사나이들의 멋진 모습이다.

 

위로 올라가면 구름층을 뚫을 수 있으려나 기대했는데

날씨 상황은 더 나빠져서 눈발까지 날리기 시작했다.

 


수직에 가까운 사다리도 오르고


가파른 계단도 오르면서 그야말로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걸었다.



어렵게 락블랑(2,352m) 산장에 당도했다.

악천후에 시야가 좁아서 더 힘들었던 길이었다.


락블랑 산장에서 옹기종기 둘러앉아 따끈한 우유와 차를 곁들여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었다.

날씨는 사나웠지만 재미도 있고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

 

산장 옆에 있는 락블랑 호수


락블랑을 정점으로 이제부터는 플레제르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플레제르에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날씨는 좋아졌으나

끝내 정상 부분은 보여주지 않았다.


트레킹을 시작한지 6시간 20분 만에 종착역 플레제르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했다.


옆지기는 일행과 떨어져 혼자 케이블카를 타고 이곳에 올라와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며 돌탑 하나를 쌓았다.


탑 모양이 좀 거칠기는 하지만 뭐 그런대로 봐줄만 한 것 같다.ㅎㅎ

이 돌탑은 언제까지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오늘은 이 풍경을 본 것으로 만족하면서 케이블카를 타고 샤모니로 향했다.


버스 정류장 건너편에 있는 작은 교회가 소박하면서도 고풍스럽게 보인다.



발마, 소쉬르의 동상

샤모니 광장에는 몽블랑을 처음 등정했던 발마와

상금을 걸어 등정 성공에 열정을 기울였던 과학자 소쉬르를 기념하기 위해

두 사람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발마가 가리키고 있는 곳에 몽블랑이 있다.


몽블랑은 보지도 못하고 온종일 구름 속을 헤매고 다녔더니 반은 신선이 된 기분이다. ㅎㅎ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으니까 언젠가는 보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