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꽃 이야기

꽃잔디길 탈바꿈하다

달빛3242 2018. 6. 27. 18:25

오랜 세월동안 가꿔왔던 꽃잔디길을 파 엎어버리고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꽃잔디 속에 이끼가 번져서 제거할 방법이 없게되자

꽃잔디는 점차 퇴화되고 군데군데 빈 곳이 생기면서 멋이 없어졌다.

또한 꽃잔디가 길을 침범하여 길이 좁아져서 걷기에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꽃잔디가 무성해서 혹여 뱀이라도 숨어있을 것 같은 불안함도 조금은 있었다.

꽃잔디 속의 풀을 제거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았는데

일손도 줄이고 여러가지 불편함에서 해방되고자 옆지기와 의기투합해서

꽃잔디를 캐내고 대신 다른 꽃을 심기로 과감한 결단을 하게 된 것이다.


2014년의 꽃잔디길


2015년의 꽃잔디길


올봄의 꽃잔디길

이제 다시는 이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다.

해마다 4월이면 이 길을 걸으며 참 행복했었는데......



우선 과감하게 꽃잔디를 걷어냈다.




꽃잔디를 말끔히 걷어낸 다음에는 화단 둘레석을 준비했다.

전에 살던 헌집 화단의 둘레석을 빼서 일륜거에 싣고

끙끙대며 올라오기를 수십 번

그야말로 시지프스가 되어 무더운 여름날 생고생을 하며 무거운 돌을 날랐다.


엄두가 안나고 까마득하기만 했던 일이 조금씩 진전되어가면서

화단과 길의 모습이 갖춰져갈 때는 뿌듯하기만 했다.


둘레석 박는 일을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끝내고

왼쪽 나무 그늘이 많은 곳에는

그늘에서 잘 자라는 호스타를 심었다.

화원을 들락거리며 무늬가 예쁜 여러 종류의 호스타를 구입해서 급조한 것이다.


오른쪽에는 꽃보다 잎이 예쁜 휴체라 종류를 주로 심었고

군데군데 수국과 아스틸베로 포인트를 주었다.

 

가뭄이 심한 시기에 심었는데도 꽃들이 대체로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가장 비실대는 한 포기는 우산으로 직사광선을 가려주었다.

  

양쪽의 꽃 대부분이 지피식물인데 아직은 포기가 작아서 엉성하지만

내년에는 포기가 커져서 맨땅을 많이 가려줄 것이다.




요즘은 쾌적하고 넓어진 이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양쪽의 꽃들이 자리를 잡고 잎을 키우면

휑한 길이 아늑해져서 좀더 보기가 좋을 것이다.

 


돌을 빼냈더니 개미가 바글바글!

그 와중에도 도망가기보다는 알을 물고 피신하려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미안해서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