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꽃 이야기

유럽 목수국

달빛3242 2018. 7. 27. 17:35

세상에 이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만

올해는 특히 유럽 목수국에 푹 빠져버렸다.

가지마다 커다란 꽃송이가 달리고 개화기간이 길다.

작년까지만 해도 소담스런 꽃송이가 늘어져서 땅에 닿았는데

일 년 사이에 나무가 많이 자라고 가지가 짱짱해져서 이젠 꽃의 무게를 잘 감당해낸다. 

아이보리, 하양, 연분홍의 차분한 꽃들이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것 같다.


창가에서 찍은 꽃밭 사진이다.

정자 옆의 백일홍과 몇 무더기의 분홍 플록스는

몇 년째 제자리를 지키며 눈에 익숙한 풍경으로 들어오는데

꽃밭 가운데 하얗게 핀 유럽 목수국은 작년 가을에 입성하여

올해 처음으로 꽃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 텃밭에 있었는데 가까이 두고 보려고 모두 옮겨왔다.

다섯 그루 모두가 몸살도 하지않고 활착이 잘되어

기대 이상으로 소담스런 꽃을 달고 있어서 얼마나 이쁜지!

아침 저녁으로 들여다보면서 가뭄에 시달릴세라 물을 듬뿍듬뿍 뿌려준다.

한낮에는 더워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창가에 서서 한없이 바라보고 있으면

뿌듯함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자잘한 초화류도 이쁘지만 꽃이 지고나면 그 뿐,

앞으로는 존재감이 확실한 꽃나무를 많이 심어서 꽃밭의 입체감도 살리고

점차 일손도 줄여 나가야겠다.
















연분홍 목수국

우리집에 없는 색상이어서 올여름 이원 묘목시장에서 구입했다.  


꽃은 엉성하지만 비가 와도 아래로 쳐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세상에 좋은 점만 가지고 태어난 것이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