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이야기
명절은 가족 모두가 즐거워야 한다.
우리집은 모두가 즐거운 명절 분위기다.
차례음식도 평소와 거의 비슷한 음식들로 간소하게 준비하고
손자들까지 차례상을 차리는데 동참했다.
올추석은 과연 손자들이 점잖게 차례를 지낼 것인가?
지난 설 때는 차례를 지내면서
할아버지와 아빠가 절을 할 때 등에 올라타고 장난이 심했었다.
차례를 지내기 전에 손자들한테 주의를 주지않고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큰손자가 술잔을 들고 작은손자가 조심스럽게 술을 따르고 있다.
듬직하게 잘 하고 있다.
작은손자도 아주 잘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이렇게 조신하게 변하다니!
혼내지 않고 기다려 주는 어른들의 교육방침에
잘 따라주고 있는 손자들이 기특하고 대견하다.
격식보다는 마음이 중요한~~~
우리 손자들 참 잘했어요.
자투리 시간에는 어김없이 책을 펴드는 독서광 큰손자.
할아버지가 준비한 손자들의 추석선물은 책 5권이다.
오후에는 온가족이 강변을 찾았다.
물가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놀이는 물수제비 뜨기가 아닐까?
강변에 무수히 널려있는 동글납작한 돌멩이를 주워 모두가 물수제비 뜨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집의 물수제비 고수는 역시나 힘이 좋은 아들이다.
돌멩이가 수면 위를 타다다다 튀어가면서 이어지는 동그란 물결의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다.
누군가 그랬다. 동심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어른이 행복하다고.
큰손자는 최고 4개까지 튀겼으나 작은손자는 퐁당 1개~~ ㅎㅎㅎ
강변에 이어서 찾은 곳은 옥천읍내에 있는 '농심테마파크'다
손자들과 축구하기에 좋은 잔디밭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좁은 거실에서 축구를 하다가 넓은 잔디밭에서 하니
훨씬 재미있고 넘어져도 다칠 염려가 없어서 아주 좋았다.
손자들과 할아버지가 한 팀이 되고
아들 내외와 내가 한 팀이 되어
세 명씩 팀을 짜서 경기를 했는데
손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공을 잘 다루고 열심히 뛰는게 아닌가!
큰손자는 축구규칙까지 잘 알고 있어서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따졌다.
결과는 6:2로 손자들과 할아버지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큰손자, 그로기 상태~~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잔디밭에 큰대자로 누워버렸다.
올추석은 역대 가장 재미있고 색다른 경험을 했던 날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