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타 꽃밭 만들기
몇년 전 꽃밭 가에 저먼아이리스를 쭉 심어놓고 얼마나 뿌듯했는지.
그런데 아이리스는 꽃은 이쁜데 꽃이 지고나면 잎이 지저분해져서 관상가치가 떨어진다.
수시로 정리를 해주어도 나아지지를 않아서
궁리 끝에 아이리스를 뽑아내고 호스타를 심기로 했다.
더구나 아이리스를 심은 곳이 감나무, 별목련, 호랑가시나무 등
큰 나무의 그늘이 생기는 곳이어서 아이리스보다는 그늘에서 잘 자라는 호스타가 제격이다.
마침 친정 여동생이 다니러 왔을 때 아이리스를 전부 캐서 가져가라고 했다.
내 동생 아니라고 할까봐 역시나 꽃을 좋아하는 동생은 신이 나서 전부 가져갔다.
아이리스를 캐낸 자리가 너무 휑해서 하루빨리 호스타로 채우고 싶어졌다.
호스타 종류를 많이 재배하고 있다는 농장은 인터넷 검색으로 진작에 알아두었었다.
선운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영광에 농장이 있어서
이왕이면 선운사 꽃무릇이 피는 9월 중하순에 찾아가서 꽃무릇까지 보고오자고 미뤄뒀었다.
그랬었는데......
그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끝내는 길을 떠나고야 말았다.
옆지기와 같이 3시간 가까이 달려 영광의 농장으로 찾아간 것이다.
커다란 하우스 안에는 수많은 호스타가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잎이 별로 좋지가 않아서 웬일인가 했더니 여름에 날씨가 너무 더워서 탔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이쁜 것들이 무더운 날씨에 얼마나 시달렸으면......ㅠㅠ
꼼꼼히 둘러보면서 주로 대형종으로 10가지를 골랐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호스타를 차 트렁크가 거의 꽉차도록 싣고나니 얼마나 뿌듯하던지!
돌아오는 길에 곰소에 들러 그 맛있다는 쫄복탕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과연 일품이었다.
유명한 곰소소금과 젓갈까지 구입했으니 김장준비도 반은 해결한 셈이다.
신입 호스타를 심을 장소에 쭉 늘어놓으니 썩 잘 어울린다.
내것이 되고나니 농장에서 볼 때보다 훨씬 예뻐 보인다.
드디어 호스타 꽃밭 완성이다.
포기가 큰 것은 두개로 갈라서 심고
기존의 소형종과 섞어서 심으니 좀 엉성하지만 그런대로 마무리가 되었다.
갈색으로 변한 잎을 가위로 정리해주니 한결 깔끔해 보인다.
농장 주인이 잎을 몽땅 자르고 심으라 했는데 아까워서 도저히 자를 수가 없었다.
호스타 꽃밭이 얼마나 멋진 모습으로 변할지 내년 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