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생일 하루

달빛3242 2019. 9. 20. 17:12

9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여름 날씨 같이 더웠었는데

어제 9월 19일을 기점으로 더위도 한풀 꺾이고

 살랑바람이 기분좋게 느겨지는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되었다.

'어머니는 이렇게 좋은 계절에 나를 낳으셨구나.'

어제는 어머니 생각이 간절해지는 내 생일날이었다.

할머니는 쓰잘데기 없는 지지배 낳았다고 쳐다보지도 않으셨다지만

어머니는 너무 이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말씀하셨었다.

세월이 흘러흘러 그 갖난아기는 할머니가 되고 또 한번의 생일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꽃밭을 돌아다니며 꽃들의 축하를 받았다.

해마다 내 생일 무렵이면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무릇이 곱기만 하다.




때를 한참 지나 내 생일에 맞춰 꽃을 피워준 호스타가 사랑스럽다.


눈에 띄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나비


불타오르는 맨드라미들





철 모르는 찔레장미도 반갑고~


수줍은 웨딩찔레도 어여쁘고~

 

 봄꽃 영산홍이 가을에 피어 더욱 반갑고~


그동안의 기른 정에 몇배로 보답하는 나의 꽃들

꽃밭 순례를 마치고 아랫집으로 내려가 다래나무의 선물을 따고 있는데

며늘아기가 보낸 꽃상자가 배달되었다.

상자에는 꽃만 꽂혀 있는게 아니라 한쪽에는 모조지폐를 이용하여 멋진 장식까지 되어있다.


뭔가 이상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어라 모조지폐가 아니라 진짜 돈이다.

헉, 1억씩이나!

우리 이쁜 며늘아기 센스쟁이다.


저녁에는 옆지기와 금강으로 낚시를 하러 갔다.

깨끗한 자갈밭 위에 자리를 펴고 낚싯대 드리우고 앉아 

기다림과 설레임의 시간을 오롯이 즐겼다.


이 생에서의 가장 큰선물은 바로......


가을빛으로 가득한 하늘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구름이 떠있고

강물은 고요하게 흘러간다.


강 건너 앞산에서는 고라니가 생일 축하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풀섶에서는 귀뚜라미, 방울벌레가 축하한다고 감미롭게 속삭여 주고

하늘에서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며 환상적인 불꽃쇼를 펼쳐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강의 선물!

참붕어 3마리(30Cm, 27Cm, 24Cm)

모래무지 2마리(20Cm, 20Cm)

5시간의 기다림 끝에 기대 이상으로 큰 선물을 받았다. 


모두가 고맙다.

생일날, 어느 것 하나 축복 아닌 것이 없는 충만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