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여행---페루②
(2010년 8월 18일)
삭사이와망은 잉카제국이 스페인의 침략을 받았을 때 가장 오랫동안 항전했던 요새이다.
이곳 광장에서는 매년 6월 24일 인티 라미(Inti Raymi)라 불리는 태양의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태양의 축제는 잉카 의식을 그대로 재현하며 남미의 3대 축제 중 하나라고 한다.
매년 이 축제를 보기 위해서 30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이 곳을 보고 있노라니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라는 황성옛터 가사가 연상되었다.
구름 한 점 없이 짙푸른 하늘에는 아흐레 달만이 외롭게 떠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별거 아닌 것 같았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성의 규모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큰 돌들을 어떻게 옮기고 어떻게 쌓았을까?
이곳에 사용된 돌들은 근교 뿐만 아니라 10km 떨어진 채석장에서도 운반해 왔다고 한다.
완성하기 까지 하루에 3만 명이 동원되어 80년이 걸렸다고 한다.
원래 삭사이와망은 4층 내지 5층에 이르도록 거석들을 쌓아 올려 만든 구조물인데
스페인에게 패한 후 성의 돌들은 스페인 사람들이
교회나 주거용 집을 짓는데 사용하기 위해서 가져갔다고 한다.
사각형도 아니고 다각형의 돌들을 어떻게 이렇게 빈틈없이 쌓았는지
잉카인들의 돌 다루는 솜씨가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심지어는 곡선이 들어간 돌도 퍼즐 맞추듯 아래와 위의 돌이 빈틈 없이 맞물려 있다.
해발 3,700m의 삭사이아망 정상에 오르면 쿠스코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도시 전체가 거의 초코렛 빛깔의 건물인 쿠스코는
스페인 식민지 이후에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
옛 식민지 시대의 주택이 그대로 남아있는 고풍스런 도시이다.
쿠스코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켄코
켄코는 해발 3,700m가 넘는 곳에 있다.
고산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일행들과 같이 입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바위를 깎아 만든 켄코는 지그재그란 뜻으로 미로를 의미한다고 한다.
큰 바위 사이로 좁은 통로가 있는데 잉카인들의 종교의식이 행해졌던 곳이라고 한다.
탐보마차이(성스러운 샘)
잉카의 수원(水源) ‘성스러운 샘’은 일년 내내 건기나 우기 때나
항상 일정한 양의 샘물이 흐른다고 한다.
잉카시대에 왕족의 목욕탕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지형으로 봐서 전혀 샘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닌데
이 물의 발원지가 어디인지 찾기 위해 근처의 강이나 호수에 색소를 풀어 시험하였지만
끝내 그 근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해발 3,765m에 위치한 탐보마차이는 주차장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는 곳인데
우리 일행 중에서 고산병이 심한 사람들은 아예 포기하고
아래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몇 명만 겨우 가이드를 따라 올라갔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부부는 고산병 증세가 경미해서 열심히 따라다니며 구경했다.
페루 여행은 다른 어느 곳 보다도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 같다.
성스러운 샘 옆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는 인디오 소녀
작은 오카리나 2개를 팔아줬다.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모델로 돈벌이 하는 여인
쿠스코에는 잉카유적이 산재해 있지만 겨우 몇 군데 둘러보고 다시 길을 떠나야 한다.
내일의 목적지인 마추피추로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우르밤바로 이동했다.
우르밤바에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악사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악기로 페루의 전통음악을 들려주었다.
우리 일행들은 모두가 고산병으로 시달려서 그런지 페루음악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우리의 전통음악은 물론이고 다른나라의 전통음악까지도 관심이 많은 아내는
분위기에 푹 빠져서 넋이 반쯤 나가 있다.
아내와 같이 밤을 새워서라도 더 듣고 싶었는데 일행들은 빨리 호텔로 가자고 야단들이었다.
호텔이 가까우면 일행과 떨어져서 공연을 더 즐기다가 가고 싶었는데
호텔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할 수 없이 일찍 자리를 떠야 했다.
너무 아쉬운 마음에 악사에게 악기를 팔 수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서 악기 하나를 구입하고서야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호텔에 돌아와 여장을 풀고 밤하늘을 쳐다보니
별들이 어찌나 총총한지 태어나서 가장 많은 별을 본 것 같다.
그리고 무슨 새인지 밤 깊도록 구슬프게 울어서 한없이 고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아름다운 우르밤바의 밤을 즐기느라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