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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여행 - 페루⑬ <나스카 지상도>

달빛3242 2012. 4. 1. 00:12

(2010년 8월 23일)

 

페루 남부의 태평양 연안과 안데스 산맥 사이에 있는 나스카에는

넓은 사막지대에 거대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림이 너무 커서 지상에서는 도저히 윤곽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비행기를 타고 200~300m의 상공으로 올라가서 내려다봐야 정확히 볼 수 있다.

광활한 평원에 펼쳐진 나스카 지상도들은 동물 형상과 자연 형상물

기하학적 문양 등 다양한 그림이 존재한다고 한다.

나스카 평원은 안데스 산맥에서 연중 불어 오는 서늘한 바람의 영향으로

바다 쪽에서 와야 할 습기가 오지 못하기 때문에

일 년 내내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바람도 불지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나스카의 기후조건 때문에 지상도는 훼손되지 않고

오늘 날까지 원래대로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이드는 나스카 지상도를 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라며 우리에게 행운이라 했다.

어떤 관광객들은 고생고생하면서 이곳에 왔다가

날씨가 안 좋아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그냥 되돌아가기도 한다고 했다.

 

비행장에 도착하여 탑승 수속을 마치고 6인승 경비행기에 올랐다.

 

우리가 탄 경비행기는 300m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거치른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태고의 신비가 느껴지는 곳도 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사막에는

우리가 탄 경비행기의 그림자만이 바쁘게 움직일 뿐

어떠한 생명체도 살 수 없을 것 같이 보였다.

 

고래

10여 분이 지나자 드디어 지상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래! 고래!"

비행기가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페루인 부조종사가 우리 말로 안내를 해주었다.

고래 한 마리가 커다란 바위 위에 새겨져 있는 게 보였다.

비행기는 다시 돌아와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기울여서

왼쪽과 오른쪽에 앉은 사람들 모두가 다 잘 보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경비행기가 너무 많이 기울어질 때는 좀 무섭기도 했다.

 

우주인

검정 바위 위에서 눈이 동그란 우주인이 손을 흔든다.

 

원숭이

돌돌 말린 꼬리가 특이하다.

 

콘도르

길이가 120m나 된다고 한다.

 

 

 

벌새

다른 그림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우트라인이 끊어지지 않고 한 줄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앵무새

머리 모양은 잘 보이는데 주변에 다른 선들이 어지럽게 겹쳐있어서

몸체는 확실하지가 않다.

 

나선형 무늬

강물처럼 길게 보이는 것은 팬 아메리카 고속도로이다.

팬 아메리카 고속도로는 알래스카에서 시작하여

캐나다, 미국, 멕시코, 페루, 칠레, 브라질을 거쳐

남미의 땅끝 마을인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야까지 연결된 도로로

총 길이가 48,000Km에 이른다고 한다.

이 고속도로가 나스카를 지나면서 지상도의 일부가 훼손되었다고 한다.

 

 

나무와 손

내가 보기에는 나무와 새 같아 보인다.

 

나스카 지상도는 1930년에 리마와 페루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도시 아레키파간의

정기 항공노선이 개설 되면서 이 사막 위를 비행하다가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림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떤 사람들은 아주 먼 옛날 지구를 찾아 온 외계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과 만나서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고 상상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 곳이 우주의 정거장이었다고 상상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생각들을 뒷받침해 주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고 한다.

나스카의 지상도에 빠져 40여 년을 연구에 매달려온

독일의 수학자(마리아 라이헤)도 있었지만

누가 어떤 목적으로 그렸는지는 아직까지도 명쾌하게 밝혀진 것은 없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한다.

 

30분 간의 비행을 마치고 나니 약간의 멀미 기운이 느껴졌다.

일행 중 몇몇 분들은 멀미를 심하게 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우리 일행이 모두 무사히 비행을 마치자 가이드가 하는 말이

경비행기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하여 추락하기도 했었고

공중에서 납치되어 밀림으로 끌려갔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 비행기의 고도를 서로 달리 하고

탑승자의 검색을 철저히 한다고 했다.

 

이제 중남미 여행은 나스카 지상도 관광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

남은 일정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리마로 이동해서

로스앤젤레스동경 경유하여 인천으로 출발하게 된다.

아쉬운 마음 기득 안고 버스에 올랐다.

 

나스카에서 리마까지는 450Km로 8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도로 양쪽에는 황량하고 거친 벌판이 계속되었다.

 

이 황량하기 짝이 없는 땅도 다 주인이 있다고 했다.

움막 같이 보이는 것은 땅 주인이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서 설치한 것이라 했다.

 

자갈과 모래 뿐인 풍경이 계속되자 우리 일행들은 지루했는지

대부분 깊은 잠에 빠져들어 코까지 고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여행이 끝난다는 아쉬움에 이런 삭막한 풍경 조차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리마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어떤 곳에는 지진으로 폐허가 된 집들이 있었고

리마 가까이에 있는 바닷가에는 일본인들이 운영했다는

수 많은 양계장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채 흉물스럽게 남아있기도 했다.

리마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제 지구 반대편의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