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 ②
(2010년 10월 9일)
친구 2명과 황룡계곡의 정점 오채지를 둘러보고 급히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는게 아니고 또 다른 길이 있었다.
황룡계곡은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한 열흘 쯤 늦게 왔더라면 단풍 구경까지 제대로 할 뻔했다.
황금 연못이 따로 없다.
황금이 녹아서 흘러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사실은 저 위로 맑은 물이 흘러가고 있다.
내려가는 길에도 오채지와 비슷한 연못들이 계속 나타났다.
이런 연못의 모습들이 공중에서 보면 황룡의 비늘같이 보인다고 했다.
내려가는 길에 계속 만나게 되는 비경이다.
황룡계곡에는 석회성분이 녹아내리면서 굳어진 이러한 연못들이 수도 없이 많다.
다랑이 연못이라고 이름지어 본다.
이 사진을 보면 왜 황룡계곡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확실히 이해가 된다.
그 옛날 어머니가 채반에 호박잎 깔고 쪄주시던 찐빵?
도처에 찐빵처럼 부풀은 바위가 나타났다.
황룡계곡은 아름답고 신기하고 기괴한 것 천지였다.
이 연못은 청색이 아닌 연두빛이다.
숲 그림자가 어린 곳이 더 진하게 보인다.
시간에 쫒겨 정신없이 내려가는데
폭포와 연못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천천히 감상할 틈도 없이 사진만 한 두 장씩 찍고는
달리거나 빠른 걸음으로 서둘러 내려가야 했다.
내려오면서 뭘 봤지?
하두 급히 내려오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수박 겉핥기는 커녕 만져도 못 본 것 같이 아쉬움만 가득했다.
나중에 다시 와서 천천히 감상하면서 둘러보고 싶은 계곡이었다.
다행히 약속 시간 5분 전에 밑에서 기다리는 친구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