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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안 - 화청지

달빛3242 2012. 4. 8. 19:33

 (2010년 10월 11일)

 

구채구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안으로 돌아왔다.

점심 식사 후에 당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 장소로 유명한 화청지를 찾았다.

 

화청지는 황제들의 온천휴양지였던 곳으로

온천의 수질이 매우 깨끗하며 수온은 항상 43℃를 유지한다고 한다.

 

화청지는 당 현종 말기 안녹산의 난이 일어나 대부분 불 타고

지금의 건물은 중국정부에서 복원한 것이라 했다.

 

날아갈 듯한 누각이 담쟁이넝쿨에 싸여 높이 솟아 있다.

은근한 곡선미로 차분한 느낌을 주는 우리의 누각과 달리

심하게 치켜올라간 추녀가 웬지 가벼워 보인다.

 

양귀비의 목욕탕

 

당 현종의 목욕탕

 

30% 정도 밖에 복원을 못했다는데 여기저기에 건물이 많이 있었다.

 

포토포인트가 된 양귀비의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양귀비는 키가 155cm 정도에 65kg정도로 뚱뚱한 몸매였다고 한다.

원래 양귀비는 현종의 며느리였으나 양귀비의 미모에 반해버린 현종은

아들에게서 며느리를 빼앗았다고 한다.

그때 당시 양귀비의 나이는 22세였고, 현종은 56세였다고 한다.

우리의 정서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패륜적인 행위인데도

중국인들이 그들의 사랑을 미화시키는 이유는 뭘까?

 

 

화청지에서는 밤마다 공연이 펼쳐진다.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장한가'라는 가무극이다.

우리는 가이드의 강력 추천에 못이겨 단체관람을 하기로 하고 밤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사진은 절대로 찍을 수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카메라는 모두 호텔에 두고 나왔다.

입구에서 카메라를 소지했는지 철저하게 검사를 했다.

인파를 헤치고 간신히 안으로 들어가니 무대가 있는 연못 주위로

계단식 객석이 마련 되어 있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소재로 지은

장편서사시 '장한가'내용을 바탕으로 한 가무극은

뒤에 보이는 산(여산)과 화청지의 연못, 그리고 여러개의 전각들을

모두 무대로 이용하는 초대형 야외공연이었다.

화청지 연못에서 무대가 올라오기도 하고

아름다운 무희가 와이어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안록산의 난을 표현할 때는 연못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입체음향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여산에 인공 달과 별이 뜨고

화려한 비익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광경이었다.

(비익조는 암 수가 각각 눈 하나와 날개 하나씩만 갖고 있어서

두 마리가 한 몸이 되어야만 날아갈 수 있다는 새를 말한다.)

'장한가'는 죽어서 신선이 된 현종이 선녀가 된 양귀비와

오작교에서 해후하는 장면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장한가 공연은 4월부터 10월까지 매일 밤 한 시간 동안 공연되는데

비가 오지 않는 한 중단된 적이 없다고 한다.

2008년 부터 화청지에서 같은 내용을 공연하고 있는 장한가는

북경올림픽을 연출하였던 장예모감독이 기획한 작품이라 했다.

가이드의 추천에 처음에는 모두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었는데

관람 후에는 아무도 후회하는 친구가 없었다.

화청지의 '장한가'는 안 보면 후회할 만큼 참으로 대단한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