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꽃 이야기
하늘에서 은구슬이!
달빛3242
2012. 5. 29. 17:19
부처님 오신날 오후 4시 30분 경에 갑자기 우박이 내렸다.
알갱이가 어찌나 큰지 여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크기였다.
마치 하늘에서 은구슬을 쏟아 붓 듯
커다란 우박 알갱이는 인정사정 없이 무차별적으로 꽃들을 난타했다.
처마 밑에서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수 밖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수정처럼 예쁜 우박 알갱이가 녹지도 않고 오랫동안 꽃밭에 머물고 있다.
'이것이 뭔 일이여!'
놀란 무당개구리 한 마리가 몸을 잔뜩 움추리고 있다.
눈처럼 쌓여있는 우박
우박의 피해는 대단했다.
아끼는 철쭉을 아작내서 수형을 망가뜨렸다.
연못의 수련잎은 모두 찢겨서 성한 잎이 하나도 안 보인다.
둥글게 말려서 조심스럽게 올라오던 새 잎은
펴보지도 못한 채 너덜너덜해졌다.
밭으로 나가보니 농작물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이, 고추, 토마토, 참외, 수박 등등 부러지고 꺾어져서 처참했다.
우리야 취미로 짓는 농사라서 큰 타격은 없지만
생업으로 하는 농민들의 피해가 엄청날 것 같아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