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여행 - 인도 <아잔타 석굴>
2011년 12월 30일
엘로라 석굴 관람 후 버스를 타고 아잔타 석굴로 이동했다.
아잔타 석굴은 인도 서북부 데칸고원에 위치한 인도 불교 예술의 보고이다.
엘로라의 기원인 아잔타 석굴들은 기원전 2세기부터 7세기까지
만들어진 불교석굴로 예술성이 뛰어난 조각과 벽화로 유명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아잔타 석굴도 엘로라 석굴처럼 하나의 커다란 바위가 산을 이루고 있다.
아잔타 석굴은 8세기 이후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하면서
1,100여 년 동안이나 밀림 속에 숨겨져 있었는데
1819년에 호랑이 사냥을 나온 영국군 병사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의 유적들이
사람의 손만 안 타면 온전하게 보존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잉카유적 마추픽추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오랫동안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아잔타 석굴의 전체적인 모습은 말발굽 모양으로 둥글게 형성되어 있다.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불교 문화유적지 가운데 하나로
불교의 초기 회화, 조각, 건축 등 훌륭한 예술적 가치가 응집되어 있는 곳이다.
조금 남아있는 벽화의 채색으로 보아 처음에는 얼마나 화려했을지 상상이 된다.
석굴 발견 당시에는 오랜 세월 두텁게 쌓인 먼지층으로 인해
벽화의 색채가 잘 보존 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색이 많이 바래어 향후 50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아잔타 석굴에서 최고의 벽화로 손꼽히는 연꽃을 들고 있는 보살상이다.
낯이 익은 걸로 보아 아마도 세계사 교과서에 실려있었던 것 같다.
석굴 안에서는 신발을 벗는 것은 물론이고 회화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의 후레쉬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잔타 석굴 중 가장 초기에 속하는 9번 석굴의 내부는
소박한 형태로 남아 있다.
당시에는 불상을 금지했기 때문에 불상 대신 스투파가 모셔져 있다.
어떤 곳은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서 더욱 신비스럽고 장엄하게 보였다.
어떻게 바위를 이토록 정교하게 깎아낼 수가 있는 것인지
아무리 봐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26번 석굴은 규모가 가장 큰 동굴로 한쪽 벽에는 옆으로 누운 열반 불상이 있었다.
모든 것을 해탈한 듯한 부처님의 온화한 표정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유구한 역사와 높은 예술적 가치를 지닌 아잔타 석굴을 보면서
인도라는 나라가 새삼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잔타 석굴이나 엘로라 석굴은 한 마디로
우리의 석굴암이 수백 개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꼭 방문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잔타 석굴에서 내려오는 중에 만난 원숭이
두 군데의 석굴 관람을 모두 끝내고 아우랑가바드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역사 주변은 쓰레기가 널려 있었고
철로변에는 쥐들이 떼를 지어 몰려 다녔다.
손을 벌리고 구걸하는 거지들도 많아서 인도의 인상이 조금 구겨졌다.
역사 주변에는 출퇴근용 자전거와 오토바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이제 침대 기차를 타고 19시간을 달려 델리로 향하게 된다.
6인실 침대 기차는 너무나 좁아서 불편하고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다.
편안하고 안락할 줄 알았는데 이런 기차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기차 안에서 쥐가 돌아다니기도 한다고 했다.
고생한 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 추억이 될 것을 알기에 그냥 즐기기로 했다.
기차 안에서 우리와 이웃하게 된 인도인 마취과 의사 가족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서툰 영어로 대화를 나누며 재미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