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 여행 - 바라나시
2012년 1월 5일
사르나트에서 다시 바라나시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모처럼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 일행은 각자 흩어져 자유시간을 만끽했다.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가 목격한 쓰레기장의 풍경이다.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폐휴지를 줍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소와 돼지가 먹이를 구하고 있다.
동물들이 가까이 다가와도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 않고
자기 일에만 신경을 쓴다.
사람과 동물들이 저마다 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없이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가는 것 같다.
인도의 쓰레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우리의 눈에는 진귀하게 보이지만
인도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인도에서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평등한 것 같다.
사람들도 느긋하고 소들도 한없이 느긋하다.
길거리의 모든 것들에서 긴장감 같은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우리민족의 좌우명(?) '빨리빨리'라는 단어 조차도 없을 것 같다.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전거 릭샤이다.
택시 역할을 한다.
이것을 타고 갠지스강으로 가려다가 너무 적응이 안되서
조금 가다가 내려버렸다.
그리고 뚝뚝이를 타고 갠지스강으로 향했다.
일행과 저녁 6시에 갠지스 강변의 지정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 부부는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갠지스 강이 있는 바라나시의 거리 모습이다.
건기라서 먼지가 어찌나 많이 날리던지 코를 막고 다녀야 했다.
성스러운 강 갠지스에 띄울 꽃을 파는 장사들이 많이 보였다.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소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동차는 소를 비껴서 천천히 운전을 한다.
누구하나 소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소도 당당하게 이 거리의 주인이다.
간혹 외국인들만이 신기한 듯 쳐다볼 뿐
아무도 이상한 눈길로 소를 보지 않는다.
얼마 동안 속성으로 키워지다가 도살 당하는 우리의 소에 비해서
대접 받으며 천수를 누리는 인도의 소는 얼마나 행복한가?
바라나시의 시장 구경에 나섰다.
구아바를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놓고 팔고 있다.
잘 익은 구아바는 먹을 만 한데
과육에 씨가 많아서 별로 먹고 싶은 과일은 아니었다.
망고 철이 아닌 것이 참 아쉬웠다.
완두콩을 팔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완두콩을 생으로 잘 먹는다.
나도 먹어보니 달착지근한 것이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시장에도 소들이 있다.
소들의 행동을 한참 동안 살펴보니 사람들이 버린 것만 먹고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놓고 파는 채소라도 절대로 건드리는 법이 없었다.
먹어야 될 것과 안 먹어야 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분명했다.
소한테 물었다.
'전생에 사람이었니?'
채소장사들은 소가 가까이 다가와도 걱정이 없다.
한참 동안 소를 따라다니며 살펴본 바로는
소가 절대로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소들은 거리의 청소부였으며
쇠똥은 말려서 땔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니 누가 소를 미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