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의 권한 강화에 대한 나의 생각
교장의 권한 강화에 대한 나의 생각
그동안 얼마나 많은 선생님들이 교단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노력했습니까? 그런데 민주화를 외친 그때보다도 더 교장의 권한이 강화되니 걱정이 됩니다. 교장의 권한이 막강해 지는 만큼 부작용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동안에도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교장선생님도 많이 봤습니다. 그 비리들을 모두 제 블로그에 올리면 이 글을 읽는 일반인들은 우리 교육계를 어찌 보겠습니까? 그러면 누워서 침 뱉는 꼴이 될 것 같아 올리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조선시대에 가장 부패한 관료의 대명사가 매관매직하는 관료였습니다. 그런데 교직에서의 매관매직은 근평으로 어찌하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왕은 세종대왕이라고 합니다. 세종대왕의 훌륭한 점은 언제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최우선였습니다. 이와 같이 훌륭한 왕이라면 혹시 절대권력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시대도 아니고 절대권력보다는 견제되고 절제된 학교운영이 필요한 때입니다. 제가 모셨던 교장선생님은 현임교장선생님을 포함하여 18명의 교장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평을 해 보면 정말 훌륭했던 분은 세 분이었고, 정말 교단에 함께하기 부끄러운 분은 여섯 분이었습니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고 제 주관적인 생각이라 그런지 몰라도 대체로 권한을 강화하기에는 부족한 인격이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교장의 권한 만큼이나 교장선생님의 인격도 함께 성숙하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초빙교사제의 부작용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정서를 캔식혜라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겉은 서양식 캔(合理主義)으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안은 식혜(溫情主義)가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모든 부정부패의 온상이 우리의 온정주의에서 오는데 지나친 교장의 권한 강화는 온정주의에 의한 병폐가 참으로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내 사람 키우기가 되고 쓴 소리 하는 사람은 몰아내고 오직 ‘예’라고 말하는 사람만 데리고 학교 경영을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데, 참 위험한 일입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은 帝王的 교장이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神的 교장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마치 제동장치가 없는 기관차를 보는 것 같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이 왜적과 싸움에 언제 내 맘에 맞는 장수와 졸병을 골라 전투를 했습니까? 있는 인적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킴으로 전쟁에서 연전연승한 것입니다.
학교 경영도 있는 인적자원을 잘 조직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는 능력이 교장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내 모 학교는 2월말에 정년하시는 교장선생님이 교사를 5명이나 초빙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그건 후임 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그 학교에 가기위해 그 동안 열심히 점수 관리를 한 성실한 선생님들의 박탈감을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요?
지금은 서로 눈치보고 교장의 권한인 초빙교사제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굉장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빙교장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써 봅니다.
2010학년도 들어서는 대전광역시교육청도 초빙교장제도를 남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교장 초빙제는 절대 반대입니다. 임기 8년 꼭 지켜서 8년 하신 교장선생님은 남은 기간 원로교사로 학교에 근무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교사를 보는 학부모의 시각이 달라집니다. 교사집단이 요즘 말로 루저집단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대학을 보십시오. 총장, 학장하다 교수로 돌아가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교수와 총장은 같은 수준으로 보게 됩니다. 학교도 그래야 학부모들이 교사와 교장을 같은 시각으로 보게 되어 교사 전체의 위상이 제고(提高)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젊은 교사들이 한 번 교장이 되면 정년만 없다면 수십 년도 교장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니까 승진에 목을 매는 것입니다. 교장의 8년 임기가 잘 지켜진다면 젊은 교사들이 선배에게 승진도 양보하는 아름다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교장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제동장치로 교무회의의 의결기구화 같은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또 다면 평가를 실시하려면 시교육청에 익명이 보장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사들의 다면평가가 시교육청에 직접 집계되게 하면 그래도 조금은 견제가 되리라 봅니다.
아무튼 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단의 교사가 신이 나야합니다. 국가의 정책도 교단교사의 위상을 높이고 교사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을 펴 주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하여 봅니다.
(이 글은 2009년 말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