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여행 후유증
달빛3242
2012. 6. 28. 23:57
남편이 운동하다가 발을 다쳐서 기브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다닌다.
그런 남편을 두고 여고 동창생들과 9일 동안이나 실크로드에 다녀왔다.
룰루랄라 신나게 여행을 즐기고 돌아와 보니 시골 텃밭이 말이 아니었다.
오이는 세어서 노랗게 노각이 된 채로 30여 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9일 동안 하나도 따지 않고 그대로 놔둔 것이다.
제일 큰 놈은 33Cm에 이른다.
아까워서 버릴 수도 없고 껍질 벗기고 씨 빼내고 오이김치를 담갔다.
아삭이 고추도 한 개도 따먹지 않아서 제멋대로 커졌다.
큰 놈은 27Cm로 거의 오이 수준이다.
복숭아는 따는 시기를 놓쳐서 물러 터지고 있었다.
너무 가물어서 크기는 작지만 다른 어느 해 보다도 당도가 높다.
복숭아보다 조금 일찍 익는 살구는 이미 다 떨어져서 썩어가고 있었다.
발을 다친 남편은 구경만 하고 혼자서 이것 저것 수확하고 옮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