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손자의 이발 - 12개월

달빛3242 2012. 8. 8. 10:06

첫돌이 지나도록 한 번도 깎지않은 머리 때문에

손녀로 오해받기도 했던 우리 손자가 드디어 배냇머리를 자르게 되었다.

머리를 깎다가 혹여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밉게 자르면 어쩌나 걱정하다가 헤어샵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하얀 가운을 보자마자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는게 아닌가?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이발을 포기하고 헤어샵에서 나와야만 했다.

 

 

손자가 곤히 잠든 틈을 타서 아들 내외가 가위를 들었다.

깰까봐 조심조심 머리를 자르는데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

 

 

드디어 손자의 첫 이발이 끝났다.

초보 이발사 솜씨라서 좀 엉성한 것 같지만 그런대로 봐줄 만 하다.

손자가 신통하게도 머리를 다 자를 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우리 손자 이제서야 진짜 사나이가 되었다.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손자와 4일 동안 같이 있다가

대전으로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마주한 빛내림 현상이다.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고 있는데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우리를 배웅하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손자가 우리가 있던 방으로 급하게 기어가더니 방문을 열어보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 보이자 울고있다는 전화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스런 녀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