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낯가림하는 손자 - 16개월
달빛3242
2012. 11. 12. 19:23
한 달 여 만에 손자를 보러갔다.
손자가 태어난 후로 가장 오랫동안 헤어져있었다.
얼마나 컸을까 어떻게 변했을까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설레이기까지 했다.
손자는 제 할머니를 보고 방긋 웃더니
나를 보고는 바로 고개를 돌려버리고 외면했다.
제 할머니하고는 자주 영상통화를 해서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할머니 보다 할아버지를 훨씬 좋아했었는데 한 달 만에 인기 순위가 뒤바뀌어버렸다.
손자는 제 어미 품에 껌딱지처럼 찰싹 붙어서 고개를 파묻고 나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래도 안아보고싶은 마음에 손자를 번쩍 들어 안고 얼러보았다.
입을 삐죽거리면서 울상을 짓는 표정이 압권이었다.
크게 울지도 못하고 울먹울먹하다가 제 엄마 품에 안기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어찌나 안타깝던지......
손자와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 장난감을 사주기로 하고 장난감 가게로 갔다.
손자는 버스에 필이 꽂쳤는지 자꾸만 만져보면서 좋아했다.
포장한 장난감 버스를 집에 가지고 와서 손자에게 직접 건네주었다.
그리고 같이 장난감을 조작하면서 겨우 낯가림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