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프리카 여행 - 홍콩을 경유하며

달빛3242 2013. 2. 1. 17:55

(2013년 1월 14일) 

 

1월 14일 부터 28일 까지 15일 동안 아프리카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솔직히 아프리카는 다른 여행지 처럼 오랫동안 꿈꾸며 간절히 원했던 곳은 아니었다.

가고 싶은 곳 순위에서 많이 뒤쳐져 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평생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절박함으로 우선권이 주어진 것이다.

지리적으로 너무 먼 곳이고 낙후된 지역이 많아

다소 긴 여정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터라

더 늦기 전에 다녀오기로 아내와 의기투합하여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프리카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 여행은 특수지역이어서 풍토병에 대한 사전 절차가 좀 복잡했다.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미리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았고 증명서를 여권에 첨부했다.

말라리아 약은 출발 1주일 전부터 복용하기 시작했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일정기간 복용해야 한다.

 

우리의 여행은 13일 오후 부터 시작이 되었다.

 같이 여행을 하게 된 사람들과 14일 새벽 6시에 인천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당일 새벽 3시 30분에 대전에서 출발하는 인천공항 리무진 첫차를 타고 가면

약속 시간을 못 맞출 것 같았다.

그리고 긴 여행에 컨디션 조절도 힘들 것 같아 미리 올라가서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하룻밤을 푹 쉬고 14일 새벽 공항으로 향했다.

우리 여행팀은 7쌍의 부부, 30대 여교사 2명, 70대 할아버지 1명 등 모두 17명이었다.

나이가 어느덧 예순이 넘다보니 여행할 때마다 다른 젊은 여행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서게 되는데

다행이도 나이가 비슷한 연배들이 대부분이어서 마음이 놓이고 편했다.

 

 

아침 9시에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역풍으로 30분이나 지연되어 4시간 만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첵랍콕 국제공항은 과거에 최고의 공항으로 여러 번 선정되기도 하였다고 하는데

7년 연속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된 우리의 인천공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바로 환승이 되지않아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시내관광에 나섰다.

현지 가이드와 버스를 타고 복잡한 홍콩 시내를 누비고 다녔다.

멀고 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로 날아가기 위해서

홍콩에서 잠깐 숨고르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홍콩의 청화대교는 와이어가 가장 많이 들어간 다리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거미줄처럼 촘촘한 와이어가 다리를 안전하게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

 

홍콩항에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홍콩항은 24시간 가동을 멈추지 않는 자유무역항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18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을만큼 크고 넓다고 한다.

 

 헐리우드로드의 고층빌딩

 

 

거리가 매우 좁고 넓게 트인 공간이 거의 없어

높은 빌딩의 꼭대기를 보려면 고개를  뒤로 확 제껴야 했다.

 

거리는 좁은데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웬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대나무를 이용하여 보강공사를 하고있는 빌딩 

홍콩에서는 재건축 허가가 여간해서는 나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철골 대신 대나무를 이용하여 보강공사를 자주 한다고 한다.

50~60년 전에 지은 아파트도 많다고 했다.

 

도로변에 붙어있는 초등학교의 모습

건물만 있고 운동장은 없다고 했다.

 

2층 버스가 눈에 많이 띄었다.

2층 버스는 좁은 홍콩에서 꼭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버스 건너편 건물을 자세히 보면 두 건물의 사이를 메꿔서

새로 지은 건물(살색)이 보인다.  

이런 식으로 붙어있는 건물들을 아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바람의 길마저 막아 놓아서 홍콩의 거리는 더욱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만모사원(Man Mo Temple)

빌딩 앞에 울긋불긋한 사원이 붙어있는 게 보인다.

문학의 신 문창제(文昌帝)와 무예의 신 관우(関羽)를 모시고 있는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한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니 중국인들이 초대형 향을 여러 개씩 들고 불을 붙이고 있었다.

향내가 진동했다.

 

 

너무 진한 향내와 매캐한 연기로 질식할 것만 같아

대충 둘러보고 밖으로 얼른 뛰쳐나왔다.

 

홍콩의 채소가게 품목은 우리의 채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생강은 굵기가 여느 감자와 비슷할 정도로 대단했다.

 

과일가게에는 열대과일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망고와 체리를 사먹었는데 굉장히 맛이 있었다.

 

시장 안의 정육점 모습

 고기를 냉장고에 넣지않고 조금씩 잘라서 갈고리에 꿰어 걸어놓았다.

정육점 마다 똑같은 모습이었는데 더운 날씨에 고기가 안 상할까? 

 

홍콩 시내 관광을 술렁술렁 마친 다음

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산정으로 올라갔다.

현지 가이드가 사진 속 왼쪽의 건물이 무슨 건물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우리가 알 턱이 있나?

홍콩은 지대가 높을수록 달동네가 아니고 부자들이 산다는 말에

고급빌라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아시아 최고의 재벌인 이가성의 하녀들 200여 명이 사는 곳이라고 했다.

이가성이 초당 2억씩 벌어들인다는 가이드의 말을 믿어야 되는건지......

이가성은 돈도 많이 벌지만 자선사업, 기부 등 사회 공헌활동으로

명망이 높다고 한다.

 

특이한 모양의 옥상 전망대가 있는 건물

 

전망대에서 바라본 홍콩 시내전경

빅토리아 산정에서 내려올 때는 피크트램을 타고

가파른 경사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초사흘 달과 홍콩의 야경

홍콩의 모습을 낮에는 화장 안한 민낯

밤에는 화장을 곱게 한 아름다운 얼굴이라 표현한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았다.

역시 홍콩은 밤이 아름답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A Symphony of Lights)

매일 밤 8시에 빅토리아 항구를 중심으로 고층 건물들 사이로 펼쳐지는

음악과 레이저 쇼 공연을 심포니오브라이트라 한다.

현란한 조명과 함께 약14분 동안 지속되면서

참으로 아름답고 장엄한 광경을 연출하였다.

 

 

 

홍콩에서의 짧은 여정을 끝내고 공항으로 이동하여

밤 11시 40분에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