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 탄자니아(세렝게티 국립공원)
2013년 1월 22일
세렝게티(Serengeti)는 탄자니아의 중북부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마사이어로 '시링기투'로 불리는 '끝없는 대평원'이란 뜻이다.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인 세렝게티는
북쪽으로는 케냐의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과 이어지고
동쪽으로는 옹고롱고로 동물보호구역과 연결된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옹고롱고로 동물보호구역과 케냐의 마사이 마라와 함께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의 주요 촬영지로
약 300만 마리가 넘는 포유동물들이 살고 있다.
매년 6월 세렝게티에 건기가 시작되면 동물들은 케냐의 마사이 마라 초원을 향해
무려 1,000㎞에 이르는 대장정을 떠났다가
건기가 끝나는 11월에 다시 세렝게티 평원으로 되돌아온다.
육상동물들의 대대적인 이동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에
세렝게티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보통 세렝게티에서는 12월에서 3월에 걸쳐 동물을 관찰하기 좋고
마사이 마라에서는 7월에서 9월 사이에 많은 동물을 볼 수 있다.
세렝게티는 말 그대로 '끝없는 대평원'이다.
광활한 평원의 지평선이 어느 곳에서는 수평선 처럼 굴곡이 없다.
한참을 달려도 지평선이 끝날 줄 모르는세렝게티는
길이가 160Km에 폭이 40Km에 달하며 넓이가 강원도와 비슷하다고 한다.
세렝게티 대평원은 약 300만년 전 킬리만자로산과 옹고롱고로 화산에서 불어온 화산재가
대초원을 뒤덮어 형성된 곳이어서 뿌리를 깊이 내려야 하는 나무들은 살지 못하고
풀이나 작은 나무만 자란다.
자갈길을 거침없이 질주하던 사파리 차가 펑크가 났다.
길도 안 좋은데 낡은 타이어를 쓰니 쉽게 펑크가 날 수 밖에 없다.
기사는 바퀴 교체하는데 이골이 났는지 금새 고친다.
잦은 펑크 때문에 차에는 스페아 타이어를 두 개씩이나 매달고 다닌다.
소세지 나무
소세지처럼 생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가이드가 알려주지 않아도 소세지 나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소세지와 너무나 닮았다.
약간 독성이 있어서 과일로 먹지는 못하고 마사이족들이 술을 담그는데 이용한다고 한다.
처음으로 만나게 된 기린 한 마리가 멀리서 우리를 쳐다본다.
기린 두 마리가 또 보인다.
기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니 앞쪽에 개코원숭이도 찍혀있다.
세렝게티에서는 작은 놈이 혼자 다니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멀리 뒷쪽으로 코끼리도 보인다.
기린에 정신 팔려 코끼리가 거기 있는 줄도 몰랐다.
더구나 기사가 시간에 쫒겨 서두르는 바람에 주위를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일정에 없는 옵션투어로 마사이족 마을 관광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줄어든 만큼 그 다음 일정이 부실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코끼리가 떼로 나타났다.
새끼부터 어미까지 크기가 제각각이다.
이런 장면을 직접 보다니!
초원에 줄지어 걸어가는 코끼리 가족이 너무나 정겹고 아름다워 보였다.
코끼리는 가족이 죽으면 그 자리에서 사흘 동안이나 머물며 슬퍼한다고 한다.
상아를 얻기 위해 저 소중한 생명을
함부로 해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머리가 헝크러져 있으면 '새 집 졌다'고 표현하는데
아카시아나무 한 그루가 그야말로 머리에 새 집을 졌다.
새들이 얼마나 많은 집을 지었는지 완전 쑥대머리다.
대머리 독수리
대머리 독수리가 나무 위에 앉아 있는게 아니고 서 있다.
둥지는 다른 곳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대머리 독수리 두 마리가 풀섶에서 뭔가를 게걸스럽게 먹고있다가 딱 걸렸다.
우리를 보고 잠시 경계의 눈빛을 보이더니 이내 먹이 쟁탈전에 돌입했다.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날카로운 부리로 상대를 마구 쪼아대기도 하면서
치열한 삶의 한 장면을 보여줬다.
임팔라
멋진 뿔을 자랑하는 임팔라 수컷
뿔이 없는 임팔라 암컷들이 우리를 보고 일제히 비상경계에 돌입한다.
그동안 맹수들에게 얼마나 시달려 왔으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
임팔라는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본 동물 중에 가장 여리고 순하게 보였다.
언뜻 보면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지만
육식동물과 공존하는 이상 누군가는 값비싼 댓가를 치렀을 것이다.
저녁 햇살에 환상적인 빛을 발하는 임팔라 무리가 웬지 애잔하게 보였다.
이 중에 누군가는 내일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매일 아침 톰슨 가젤은 깨어난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것을 안다.
사자는 가장 느린 가젤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것을 안다.
당신이 사자냐 가젤이냐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시 해가 뜨면 당신은 뛰어야 한다.
- 토머스 L.프리드먼 '세계는 평평하다' 中에서 -
SERENGETI WILDLIFE LODGE
날이 저물기 전에 롯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아쉽게도 많은 동물들을 그냥 지나쳐 와야만했다.
멋진 롯지에 들어서니 나무처럼 커다란 선인장이 먼저 반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