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 남아프리카공화국(프리토리아-Voortrekker Monument)
2013년 1월 27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아공의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로 이동했다.
약 50여 Km 떨어진 곳으로 30여 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도시의 첫인상은 복잡하지도 않으면서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100여 년 전 남미대륙에서 수입한 70,000여 그루의 Jacaranda 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어서
봄이면 온 도시가 보라색 꽃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이 꽃 때문에 프리토리아는 Jacaranda City라 불리기도 하며
Jacaranda 꽃을 보기 위해서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먼저 Voortrekker Monument(백인개척자 기념관)을 찾았다.
남아공을 처음 개척한 네델란드계 백인들을 Voortrekker(후트렉커)라고 부르는데
이들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기념관으로
프리토리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화강암으로 지은 건물이다.
건축 양식이 매우 독특한 이 건물은 10여년의 공사를 거쳐
남아공 백인 이주 300년이 되는 1948년에 개관했다고 한다.
곡선과 직선이 조화를 이룬 기념관은 돌계단 위에 우뚝 솟아 있었다.
건물의 외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쪽 가운데에 여인과 아이의 조각이 보이는데
이는 개척 시절 어머니들의 노고를 표현한 것이라 한다.
부조로 조각된 4 마리의 누는 줄루족 군사를 의미하며
위쪽 가운데 버팔로 두상은 후트렉커라 불리는 네델란드 백인들을 나타낸 것으로
꺾이지 않는 의지를 버팔로의 강인함에 비유해 나타낸 것이라 한다.
그리고 건물의 아래쪽 네 귀퉁이에는 개척에 공을 세운 인물의 두상이 조각되어 있다.
열심히 설명하는 현지가이드
건물 내부의 1층 벽에는 1836년 부터 케이프타운 지역에서 영국의 식민통치를 벗어나고자 시작된
네덜란드인들의 대이동 과정이 조각으로 묘사되어 있다.
특히 원주민인 줄루족과의 전쟁 장면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1층 벽의 조각 중 재미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백인 대표와 협상하는 샤카(줄루족 족장) 옆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받쳐들고 앉아 있는 흑인의 모습이 보인다.
이는 족장의 침이 땅에 떨어지면 죽는다고 믿었기 때문에
침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하층에는 개척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상징적인 대리석 관이 안치되어 있고
박물관에는 개척시기의 모습을 나타낸 모형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서 멀리 프리토리아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살짝 곡선이 들어간 건물의 외벽은
긴 돌을 둥그런 모양으로 도드라지게 다듬어서 쌓아올려 입체감이 있고 부드러워 보였다.
백인 개척자 위주로 세운 건물이어서 흑인들에게는 역사 왜곡의 현장이라고 했다.
남아공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관광이었다.
Voortrekker Monument에서 대통령궁으로 가기 위해 시내로 가는 길에
들판에서 뛰노는 동물들을 보았다.
남아공의 부자들은 자기의 농장에 동물들을 키우며 즐기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깨끗하고 여유로운 도시의 풍경 속으로 들어왔다.
큰 도시치고 고층빌딩이 별로 눈에 띄지 않고 한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