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013년 12월 31일 - 29개월
달빛3242
2014. 1. 7. 13:09
망년회를 한다고 아들이 왕족발을 시켰다.
초인종 소리가 나자 손자가 먼저 현관으로 달려갔다.
배달 아저씨가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온 것을 보더니 손자가 소리쳤다.
"빈이는 피자 먹고 싶어요!"
"빈이는 피자 먹고 싶어요!"
"빈이는 피자 먹고 싶어요!"
손자는 피자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피자가 아닌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한 것이었다.
현관에 서서 계속 소리치는 손자의 폼이
왜 엉뚱한 것을 가지고 왔냐고 배달 아저씨한테 항의하는 것 같았다.
조그만 녀석의 당당한 태도에 족발집 배달 아저씨가 얼마나 황당했을까?
손자에게 피자를 시켜주고 싶었으나
밤이 너무 늦어서 다음으로 미뤘다.
요즘은 큰손자가 동생을 굉장히 예뻐한다.
뽀뽀도 잘 해주고 살살 쓰다듬어 주면서
아기동생이 이쁘다고 말한다.
"중빈아, 아기동생이 울으니까 맴매할까?"
"안돼요. 맘마 줘야 돼요."
"할아버지 빠방 타고 아기동생 대전으로 데려갈까?"
"안돼요. 안돼요."
이렇게 동생을 아끼면서도 잠을 잘 때는 제 엄마를 차지하고야 만다.
우리 손자 해가 바뀌고 한 살 더 먹으면 많이 의젓해지겟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