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속의 섬 '회룡포'에서
아들네와 경북 예천 회룡포를 찾았다.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회룡포는 낙동강으로 합류되는 물길인 내성천이
마을을 휘돌아 만든 물돌이동으로 유명한 곳이다.
2008년 국토해양부에 의해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중 최우수 하천으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산 위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물길이 만들어 놓은 회룡포의 경관을
한 눈에 감상하려 했으나 전망대 가는 길에는 200여 개의 계단이 있다 해서
손자들을 데리고 갈 수가 없어 강변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날씨가 더운데도 평일이라서 그런지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고
강변은 그저 한적하고 조용하기만 했다.
손자들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며늘아기도 바깥 바람을 쐬니
기분이 좋은가 보다.
작은 손자는 유모차에서 단잠에 빠져있다.
강 건너 마을로 이어지는 작은 다리다.
구멍이 퐁퐁 뚫려있는 철판을 이어서 만든 일명 '뿅뿅다리'이다.
"빈이 다리 위로 갈까요? 물로 갈까요?"
"물로 갈꺼예요."
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큰손자의 손을 잡고 내를 건너기 시작했다.
?
냇물을 건너다 보니 모래밭에 작은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곳이 있었다.
손으로 파보니 작은 재첩조개가 나왔다.
재미있어하는 손자와 몇 개 잡다가 너무 작아서 살려 주었다.
조금 깊은 곳에서는 손자를 안고 건넜다.
물 묻은 신발에 모래 들어갈까 모래밭에서는 손자를 업고 갔다.
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 마을에 들어서서 둘레길을 걸었다.
우리 손자 카메라만 들이대면 자동적으로 V자를 만든다.
양 손으로 만든 V자가 얼굴을 다 가린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빈이, 얼굴 보이게 해야지."
잘 다듬어진 둘레길은 볼거리가 많았다.
자두, 복숭아, 배, 사과나무가 터널을 이룬 곳도 있었고 쉼터도 있어서
아기들을 데리고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이었다.
옥수수밭을 지나면서 손자에게 물었다.
"이게 뭘까?"
옥수수를 잘 먹는 손자가 말이 없다.
옥수수 껍질을 조금 까서 속을 보여주니 그때서야 자신있게 대답한다.
"옥수수예요!"
회룡포 둘레길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손자는 또다시 물길로 가자고 한다.
그러면서 말도 이쁘게 한다.
"함머니 손 잡고 가니까 기분 좋아요. 재미있어요."
"우리 빈이 이제 발 깨끗이 닦고 다리 위로 올라가자."
작은손자는 잠 자기 좋은 날인가 보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몇몇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회룡포는 깨끗하고 물이 깊지 않아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