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산을 찾아서 <북경>
2014년 10월 13일
2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고동창회에서
일곱 번째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중국의 태항산, 운대산, 용문석굴이다.
10월 13일 부터 10월 1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19명의 친구들이 같이 가게 되었다.
10월 13일 오후 1시 30분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1시간 40분 만에 북경공항에 도착했다.
인산인해를 이룬 북경공항은 입국수속이 더디고 까다로워서 공항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4시경에야 현지가이드를 만나 전용차량으로 북경 시내관광에 나설 수 있었다.
중국의 수도 북경은 인구 2,600만에 면적이 서울의 27배나 되는 거대 도시이다.
북경 사람들은 2008년 북경올림픽을 치르면서 시민의식이 많이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오랜 습성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한국과 비교하지 말고
'그저 그러려니'하고 넘기면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차창관광으로 시내구경을 하면서 도착한 곳은 음식 특화거리인 왕부정 거리이다.
좁은 골목은 음식점이 즐비하고 강한 향신료와 느끼한 기름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주로 기름에 튀긴 음식들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진열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앞쪽에는 크기와 생김새가 다른 다양한 종류의 전갈과 해마가 진열되어 있었고
뒤쪽에는 뱀, 거미, 각종 곤충, 번데기 등등 혐오감을 주는 먹거리들이 그득했다.
중국 사람들은 날개 달린 것 중에서 비행기만 빼고 다 먹고
네 발 달린 것 중에서 책상만 빼고 다 먹는다더니 과연 공연한 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여긴 중국이다. 내가 안 먹는다고 그들의 식문화를 비판하고 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현지가이드 말대로 '그저 그러려니'하면 되는 것이다.
이건 또 뭘까?
오리 새끼? 닭? 비둘기? 친구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 가이드가 메추리라고 했다.
기름에 번들거리는 털 빠진 시체들이 붉은 조명을 받아 섬뜩하게 보이기도 했다.
왠지 불쌍하면서도 징그러웠다.
이런 것들이 입맛을 돋구기는 커녕 입맛을 떨어뜨려서 저녁식사는 먹는둥 마는둥 했다.
북경에서 사진은 겨우 한 장 찍었는데 백화점이라 했던가?
대국답게 광장의 넓이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저녁 식사 후 하남성의 안양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기 위해 북경역으로 가는데 길이 많이 막혔다.
기차 시간이 촉박해서 전세버스는 때때로 신호도 무시하면서 달렸다.
버스에서 내려 모두가 무거운 캐리어를 끌며 기차역으로 정신없이 뛰었다.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하는 현지가이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역 입구에서 공항검색대와 맞먹을 정도의 삼엄한 검색을 마치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기차는 이미 들어와 있었고 우리가 타자마자 곧바로 출발했다.
모두가 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마터면 기차를 놓치고 모든 일정이 꼬여버릴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중국의 고속열차는 우리의 KTX보다 훨씬 크고 쾌적했다.
가이드 2명이 무겁고 커다란 캐리어를 모두 선반에 올려놓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고속열차는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려 2시간 30분 만에 안양역에 도착했다.
다시 전용버스로 갈아타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임주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3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