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이탈리아 -베네치아 ②)
2014년 5월 25일(일)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순서는 수상택시를 타고 대운하를 누비는 것이었다.
대운하는 베네치아 중심부를 S자 모양으로 관통하는 3.8km의 수로이다.
산타마리아 델라살루테 성당
베네치아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로 50여 년의 공사 끝에 1682년 완공되었다.
1630년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페스트로 베네치아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47,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페스트에서 구원받는다면 새 교회를 지어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겠다고 서약한 베네치아 의회와
재앙으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드리고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성당이라고 한다.
대운하 양쪽으로는 고풍스런 저택과 호텔, 카페 등이 늘어서 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눈에 거슬리는 곳 없이 아름다운 도시다.
곤돌라를 타고 보았던 소운하 주변의 건물들에 비해 훨씬 호화롭고 멋있었다.
베네치아의 주요 건물들은 거의가 대운하 주변에 있는 것 같았다.
리알토 다리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리알토 다리는
베네치아라는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지점으로 베네치아의 역사를 상징한다.
16세기 말 대운하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대리석 다리는
르네상스 토목공학이 이루어낸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다리 설계를 공개입찰했는데 당대 최고의 예술가였던 미켈란젤로도 참가했으나
건축가 '안토니오 디 폰테'에게 밀렸다고 한다.
리알토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다리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다.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자 감동이 극대화 되면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짜릿한 전율이 흐를 정도로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중세의 건물들을 감상하며 운하를 누비는 뱃놀이는
그야말로 물의 도시 베네치아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세상에 이런 도시가 또 있을까?
멋지게 휘어진 현대식 다리가 대운하를 가로지른다.
다리의 진짜 이름은 잊어버리고 가이드가 말했던 가짜 이름만 생각난다.
다리 밑을 통과하기 직전에 가이드가 말했다.
"저 다리는 일명 '욕다리'입니다. 모두 저를 따라 힘껏 외치세요. 야, 임마!"
"야, 임마!!!"
분위기에 업된 우리 여행팀들은 모두 한 마음이 되어 힘껏 소리를 질렀다.
우리의 욕에 화답하며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들을 보며 이건 아닌데 하면서 뒤늦은 후회를 했다는~
베네치아는 안타깝게도 바다 속으로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서서히 지반 침하가 진행되고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0.4Cm정도씩 가라앉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가 100년 후에는 못 볼 수도 있다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해수면 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모색되어
아름다운 베네치아가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지기를 바란다.
베네치아 대운하에서의 신나는 뱃놀이를 끝으로 이제 이탈리아를 떠나야 한다.
영국, 프랑스에서는 뭔가 긴장되고 마음이 편치가 않았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참 편안하고 즐거웠다.
닷새 동안의 이탈리아 여행을 모두 마치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를 향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인스브루크에 도착하기까지 5시간 내내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유행가 가사처럼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그들은 그렇게 살고 있었다.
천국의 풍경 속에서 한 세상을 누리는 이곳 사람들이 부럽게만 느껴졌다.
내가 만일 이런 곳에 태어났더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까지 오는 동안 버스 안은 코고는 소리로 요란했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나는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