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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상추 물김치

by 달빛3242 2017. 5. 25.

텃밭에 4가지의 상추를 심었다.

이른 봄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트레이에 파종하여 옮겨심은 것들이다.

마사토에 유기질 비료를 듬뿍 주고 심으니 잎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너무 잘 자란다.  

해마다 지인들과 나눠 먹는다고 많이 심는 편인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심었다.


개인적으로 상추가 가장 맛 있을 때는 5월인 것 같다,

겨울이나 이른 봄에 나오는 하우스 상추는 너무 연하고,

여름에 나오는 상추는 야들야들한 맛이 없이 억세고,

가을의 상추는 너무 두꺼운데 반해 

5월의 상추는 적당히 야들야들하고 부드럽고 맛도 최고다.


상추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할 정도로 상추를 좋아하는데

주로 쌈을 싸서 먹거나 겉절이를 해서 먹다가

꽃대가 올라오고 억세지면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쳐먹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지인분이 오셔서 텃밭에 가득찬 상추를 보더니 물김치를 담으면 맛있다고 했다. 

상추로 물김치를 담는다니 너무 연해서 곤죽이 되는 건 아닐까?

상추를 다 뜯어가라고 했더니 물김치를 담아다 준다면서 속잎만 남기고 다 따냈다. 


지인은 이틀 후에 상추 물김치를 한 통 담아 가지고 다시 오셨다.

무슨 맛일까 궁금했는데 맛을 보니 아니 이럴 수가!

내가 여태까지 먹어본 물김치 중에 최고 맛있는 물김치였다.

연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이렇게 많이 심었으니!

나눔한다고 고갱이만 남기고 뜯어내도 얼마나 잘 자라는지 

며칠 안 가서 도루 빈틈없이 꽉 차게 된다. 

자주 따내도 차고 넘치는 상추가 귀찮았었는데 이젠 그런 걱정 안해도 될것 같다. 

나눔도 하고 남으면 물김치를 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