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양지바른 텃밭가에 무화과나무 두 그루가 있다.
별로 크지도 않은 나무에 올해는 너무 많은 무화과가 열려
텃밭을 오며가며 심심치 않게 따먹을 수 있었다.
추위에 민감한 무화과나무는 날씨가 추워지자 열매를 익히는 일을 멈추어버렸다.
나무에 매달려있는 무화과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 서서히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실컷 따먹었으니 더이상의 욕심은 없다.
열매의 색깔이 익은 것처럼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만 만져보면 딱딱할 뿐이다.
못다딴 감처럼 날짐승들의 먹이라도 되면 덜 아까울텐데
새들은 무화과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뒷쪽의 남천은 겨울단풍답게 추울수록 더욱 붉게 타오르는데
무화과나무는 못다익힌 열매를 매단채 서서히 동면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무화과나무는 우리집에서는 노지월동이 안되기 때문에
해마다 보온을 해줘야 하는데 이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보온재로 감싸주기 전에 긴가지를 모두 잘라내고 거의 밑둥치만 남겨놓는다.
이렇게 바짝 잘라내도 속성수여서 1년이면 2~3m는 거뜬히 자라게 되고
새가지에서 열매가 톡톡 불거져 나온다.
무화과나무 보온을 위해서 정미소에서 얻어온 왕겨와 스티로폼 보온재
스티로폼 보온재 속에 왕겨를 넣고 단단히 감싸주었다.
지푸라기 등으로 어설프게 감싸주었다가는 다 얼어죽고 만다.
이제 무화과나무는 내년 꽃피는 4월이나 되어야 숨통이 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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