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무사고 운전을 자랑하던 남편이 드디어 일을 내고 말았다.
나들이 갔다 오는 길에 동네 뒷산에서 고사리를 꺾으려고 차를 운전해서 올라갔다.
제법 넓은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에 올라 고사리도 꺾고 다래순, 취나물, 달래 등을 채취했다.
산에서 내려와 개울가에서 달래를 캐느라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남편이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다가 자동차가 진흙 구덩이에 빠져버렸다.
후진하는 차가 개울쪽으로 쏠리면서 위험하게 기울어지고
빠져나가려 하면 바퀴가 헛돌면서 자꾸만 더 빠져들어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길가에 쇠말뚝이 하나 박혀있어서 앞바퀴가 밀리는 것을 간신히 받혀주었다.
쇠말뚝을 누가 무슨 용도로 그 곳에 박아놓았는지는 몰라도
그것이 없었다면 아마도 차는 개울로 쳐박혔을 게 분명하다.
또 하나 다행스런 것은 좁은 길 윗쪽에 평소 각별하게 지내는 동네 아우의 트랙터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화를 하니 이내 차를 타고 달려와 주었다.
마을 토박이 중에 이런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
밧줄을 이용해서 트랙터에 자동차를 연결했다.
뒷통수에도 눈이 있어서 전진보다 후진을 더 잘한다고 평소에 잘난 척 하더니
후진하다가 빠져서 트랙터에 견인되는 꼴이라니~ㅎㅎ
어떻게 저런 곳에서 빠질 수가 있냐고 했더니 무심코 아무 생각없이 후진을 했다나?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에 홀린 것 같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어쨌거나 남편은 여전히 내가 가장 믿을 수 있고 안전운행을 하는 든든한 기사이다.
사고발생 20분도 안되어 상황종료
자동차는 무사히 길 위로 안전하게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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