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이곳에서 꽃을 가꾸며 얼마나 행복했던가?
양귀비 사건을 비롯하여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이 집이
작년부터 빈 둥지가 되었다.
뭔가 적막감이 감돌고 샛빨강 꽃양귀비조차 쓸쓸하게 보인다.
주인의 손길이 살뜰하지 못했는데도 저절로 자라서 빈집을 밝혀주고 있는 양귀비가
안쓰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다기탈리스도 장대하게 자라서 수문장인냥 빈집을 지키고 있다.
작은 연못에는 예전처럼 수련이 가득차고 꽃도 많이 떠 있다.
금붕어도 여전히 잘 살고 있고 참개구리들도 다시 찾아왔다.
이곳은 손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 사진을 보면 그야말로 '나간 놈의 집구석'이다.
꽃씨가 여기 저기에 떨어져 제멋대로 자란 꽃들이 마구 얽혀있다.
대문 아취에 올린 다래넝쿨은 어찌나 무성하게 자라는지 아예 사람들의 출입을 막을 기세다.
야생의 식물은 그대로 두어도 스스로 알아서 잘 자란다.
윗쪽 새 집으로 이사는 갔지만 마음까지 떠난 것은 아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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