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럽

알프스 3대 미봉 트레킹- -(몽땅베르 트레킹, 에귀디미디 전망대)

by 달빛3242 2018. 1. 21.

9월13일

샤모니에서 이틀째인 오늘도 하늘은 열리지 않고 잔뜩 찌푸리고 있다.

프랑스에서 제일 높은 전망대 에귀디미디(3,842m)에 오르는 날인데

위쪽 신선들의 영역은 좀 괜찮은지......  

    

흐린 날씨에도 꽃들은 화사하기만 하다.

꽃들의 배웅을 받으며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샤모니 기차역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몽땅베르(1,913m)로 향했다.


높은 산봉우리들이 누가누가 더 높은지 키재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샤모니에서 몽땅베르까지는 산악열차로 20분 정도 걸렸다.


거대한 메르드글라스 빙하가 S자를 그리며 길게 뻗어있다.

'얼음 바다'라는 뜻의 이 빙하는 길이가 7km에 이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빙하이다.

협곡의 표면이 흙과 바위로 뒤덮여 있지만 내부는 얼음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알프스 3대 북벽 중 하나인 그랑드 조라스(4,208m)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뒤쪽 중앙에 보이는 산이 바로 그 유명한 그랑드 조라스이다.

어떤 모습인지 꼭 보고싶었는데 아쉽게도 구름이 정상 부분을 덮고 있다. 

 

구름에 가려서 안 보이는 부분은 입간판으로 대신하는 수 밖에~ㅋ


옆지기를 비롯하여 우리 일행 남자분들이 초집중이다.

케이블카 시설물을 점검하는 중인데 이런게 뭐 큰 볼거리라고, 남자들이란 ㅋ

푹 빠져있는 이들을 불러 플랑데레귀(2,317m)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로 들어섰다.

이곳에서 고도차가 400m 이상 되는 플랑데레귀까지는 7.5Km로 3시간 이상을 걸어야 한다.


늦게 핀 분홍바늘꽃이 계곡에 가득하다.

좀더 일찍 여름에 왔더라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꽃들을 보았을까?



트레킹이 시작되는 처음 구간은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이어서 힘이 들었지만

한 고비를 넘으니 제법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오른쪽으로 샤모니 시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넝떠러지 바위너덜길도 걷고


관목이 깔려있는 평탄한 흙길도 걸으며 

 




 

3시간 30분이 넘는 트레킹 끝에 플랑데레귀 산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따끈한 음료와 함께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플랑데레귀 탑승장으로 이동하여 

에귀디미디로 향하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케이블카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에귀디미디 전망대를 향하여 올라갔다.


그런데 잘 올라가나 싶던 케이블카가 전망대를 바로 코앞에 두고 멈춰서버렸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인데 바람은 심하게 불고 케이블카는 흔들거려서 너무나 무서웠다.

그동안 여행을 하면서 이런저런 케이블카를 많이 타봤지만 이렇게까지 무서운 적은 없었다.

그렇잖아도 작년에 이곳에서 케이블카가 고장이 나서

관광객 110명이 3,800m 높이에서 갇히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헬기로 구조하는 중에 악천후로 구조가 중단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1명을 포함한 30여 명은 케이블카에 갇힌채

공포 속에서 길고 긴 밤을 새우고 다음 날에야 구조가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얼마나 두려웠을지 조금은 짐작이 갔다.


얼마쯤 기다린 후에 케이블카는 다시 움직였는데

멈춰있던 그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주변 풍경도 전혀 안보이고 참으로 갑갑하고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었다.


전망대에 어렵게 도착했지만 구름과 눈보라 때문에 한 치 앞도 안 보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오직 구름 뿐.


  

에귀디미디 전망대는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몽블랑 산군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다는데 파노라마는 커녕 산봉우리 한 개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기분 좋은 못 말리는 산꾼들

처음엔 서먹했었는데 열흘을 같이하는 동안 어느새 우리는 동지가 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에귀디미디 전망대에서 일찍 내려와 샤모니 시내관광을 했다.
이제 여행은 내일 하루 밖에 안 남았는데 과연 몽블랑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