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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설날2

by 달빛3242 2019. 2. 12.

시부모님 묘소에서 성묘를 마치고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 1시간 가량 축구시합을 즐긴 다음에

20여 Km 떨어진 친정 부모님 산소로 향했다.

어릴 적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고향산천을 돌아보며

희미해진 옛모습을 떠올려 보지만 왠지 낯설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쓸쓸하고 적막감이 감도는 친정부모님의 산소에서

자주 찾아뵙지 못한 죄스러움과

한없이 자애로우셨던 친정어머니 생각에 울컥~~ㅠㅠ


주변이 온통 밤나무로 둘러싸인 친정부모님 산소에서 내려오는 길

"아가, 아가, 조심해라!"






할아버지 품에 폴짝 뛰어서 안기는 큰손자


성묘를 마치고 50여 년 전에 다녔던 초등학교를 찾았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어서 손자들은 배고프다고 성화였다.

즉석 비빔밥을 만들어 주었더니 두 녀석이 어찌나 허겁지겁 먹어대던지

그러다가 체하면 어쩌나 걱정이 될 정도였다.

여태까지 먹어본 비빔밥 중에 최고로 맛있었다나?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는 말이다.


할머니가 뛰놀던 그 운동장에서 오늘은 귀여운 손자들이 뛰놀고 있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니 아득하게 멀어진 추억을 회상하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운동장 가장자리에 빽빽하게 숲을 이뤘던 벚나무는

거의 다 없어지고 노쇠한 몇 그루만이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그 벚나무 꽃그늘에서 풍금을 치시던 6학년 때의 키다리 담임 선생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잠시 먹먹해졌다. 

선생님은 그 시절에 수준 높은 우리 가곡 '그집앞', '바위고개' 등을 가르쳐 주셨었다.

초등학교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가장 많이 만들어주신 그 분은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내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시다.


알록달록 예쁜 벽화가 인상적인 돌축대

 

학교 안의 모든 것이 변했는데 아직도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견디면서도 굳건하게 서있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느티나무의 기를 받아서 우리 가족 모두 홧팅!







저녁 무렵에 대전에 도착하여 횟집에 찾아 갔더니

회를 떠가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좀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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