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호스타가 자꾸만 밖으로 불러낸다.
호스타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각양각색의 호스타와 눈맞춤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자주 들여다 보다보니 호스타의 미세한 변화까지도 훤히 알게 되었다.
이 호스타는 마치 벌레 먹은 잎새처럼 잎이 흉물스럽게 망가져 있다.
원래 깊은 그늘에 있던 것을 양지쪽으로 옮긴 후에 생겨난 변화이다.
잎새를 자세히 살펴보면 잎 가장자리에 노랑 무늬가 둘러싸고 있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자 맨먼저 노랑무늬가 급속도로 갈변되면서 말라가기 시작했다.
아직 초록색 부분은 상당부분이 남아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계절에 새로운 촉이 다섯개나 나오고 있어서 곧 원싱복구가 될 것 같다.
이 호스타 역시 위의 망가진 호스타와 같은 종으로
깊은 그늘쪽에 있던 것을 반그늘쪽으로 옮겨심은 것이다.
잎의 가장자리 노랑무늬만 약간 상했을뿐 거의 멀쩡하다.
같은 환경에 있던 것을 같은 날 똑같이 옮겨 심었는데 이렇게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햇빛의 세기에 따라 잎의 적응력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호스타의 잎새는 초록색보다는 흰색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름을 몰라서 그냥 '흰둥이'라고 부른다.
이미 다 큰것을 화원에서 구입해와서 햇빛이 거의 없는 깊은 그늘에 심어주었다.
잎이 마르지도 않고 원래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래 사진들도 모두 위 사진과 같은 '흰둥이'인데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햇빛이 제일 강한 장소에 심은 호스타이다.
구입할 당시에는 모든 잎이 거의 흰색에 가까웠었다.
원래의 하얀 잎이 모두 말라죽으면서 잎이 새로 돋아났는데 초록 일색이다.
흰색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 전혀 다른 종류 같다.
'너 흰둥이 맞어?'
햇빛이 약간 강한 곳에 심은 호스타이다.
이 흰둥이 호스타도 원래의 하얀 잎새가 모두 말라죽고 새로 잎이 돋아난 것이다.
원래 모습대로는 아니어도 잎새에 흰색의 기운이 약간씩 돌고있다.
자세히 보니 줄무늬가 너무 아름다워서 흰둥이가 아니어도 불만은 없다.
이 호스타는 햇빛이 약한 곳에 심은 호스타이다.
원래의 하얀 잎이 절반은 말라죽고 절반은 남아있는 가운데
새로 돋아난 잎은 초록이다.
출발점은 모두가 똑같은 모습이었는데 빛의 세기에 따라 이렇듯 큰 차이를 보인다.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