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선인장은 하루 해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 살포시 꽃잎을 연다.
귀품 있고 정열적인 밤의 여왕이라고나 할까?
이름에 걸맞게 화려하기 그지 없다.
꽃송이 속에는 새하얀 수술이 가지런히 모여서
한 방향으로 정돈되어 있고
길고 아름다운 암술은 많은 수술을 거느리고
여왕처럼 카리스마가 넘친다.
해마다 피는 꽃인데도 볼 때마다 새롭고 경이롭기만 하다.
이름 모를 곤충도 꽃에 취해 있다.
그런데 올해는 생각지도 않은 이쁜짓을 한다.
듣도 보도 못한 금땡이 꽃 한 송이가 피어난 것이다.
20여 년 동안 한결같이 분홍꽃만 보여줬었는데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평생 다시 볼 수 없는 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 도장, 마음 도장 팍팍 찍으면서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있는 오묘한 색깔의 꽃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밤 깊도록 그 옆에서 서성인다.
고슴도치 엄마는 아무리 봐도
뷰리플, 원더플, 칼라플이다.
(2008년 5월 동호회 카페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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