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유카는 주로 가을에 꽃이 피는데
한 그루가 성급하게도 6월에 꽃대를 올렸다.
혼자서 튀고 싶었나보다.
제철에 보는 꽃보다 더 반갑고 눈길이 많이 간다.
꽃봉오리가 처음에는 위로 향해있다가
점차 커지면서 아래를 향한다.
우윳빛 꽃송이들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탐스럽게 피었다.
꽃들이 모두 아래로 향해 피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꽃 속에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닐까?
저 많은 꽃송이들이 빗물을 머금고 있다면
꽃대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다.
정자 앞에 우뚝 솟은 유카 꽃대 하나가 완전히 주위를 압도한다.
꽃은 예쁜데 잎 끝에 뾰족한 가시가 있어
잡초를 뽑다보면 찔리기 일수다.
가위로 가시를 전부 잘라줘야 안심이 된다.
자구가 많이 달려 누구에게 주고 싶어도 가시에 찔릴까봐
선뜻 주어지지 않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