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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태풍 보다 먼저

by 달빛3242 2012. 7. 21.

태풍 카눈이 몰려온다기에 부랴부랴 텃밭으로 달려갔다.

비 맞기 전에 채소와 열매들을 거둬들여야 한다.

 

3일 전에 토마토를 3상자나 따냈는데도

그 새 열매들이 붉게 익어서 1상자도 넘게 따냈다.

토마토는 비를 많이 맞으면 갈라지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덜 익은 것도 땄다.

 

 

갈라져서 아프겠다.

장마철에 익은 과일들은 별로 맛이 없다.

햇볕도 부족하고 물을 너무 많이 흡수해서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방울토마토 열리듯 주렁주렁

 

 

100% 유기농 참외 수박

수박의 크기는 복수박 만 해서 둘이 먹기에도 부족하지만

당도 만큼은 어느 수박에도 뒤지지 않는다.

 

 

잎새는 벌레가 파먹고 넝쿨은 말라가는데

아직도 푸르둥둥한 참외들은 어쩔끄나?

피클 만들면 맛있다는~

 

태풍의 눈 속에 들어 있는지 바람 한 점 없는데다

햇님이 구름 속에서 들락날락하는 무더운 날씨다.

이럴 땐 수박이 최고다.

감나무 그늘에 앉아

밭에서 금방 따낸 수박을 아무렇게나 깎아서 베어 무니 꿀맛이다.

 

잠시 땀을 식힌 다음에 가지, 오이, 깻잎 등을 따서

차 트렁크에 모두 갈무리하고 나서야

겨우 여유를 갖고 꽃밭을 둘러보았다.

 

누군가 기다릴 것만 같은......

 

봄에는 꽃길이었는데 지금은 잡초길이 되어버렸다.

 

 

저 정자에 누워서 음악이나 들으면 딱일텐데......

잡초들이 내 생각을 비웃는다.

 

 

보라빛 아가팬서스와 분홍 백일홍이 만개했다.

뉴질랜드에서 시집 온 아가팬서스는

겨울에 얼어죽지 말라고 꽁꽁 싸매준 주인장의 정성에 화답하듯

올해 가장 많은 꽃대를 올렸다.

 

 

 

 

봄에 여러가지 채소 묘를 사면서 덤으로 얻은 다알리아

사람과 달리 얼굴이 커서 예쁜 꽃이다.

처음에는 구근이 너무 작고 부실해서 제대로 뿌리나 내리려나 했는데

너무 과소평가해서 미안할 따름이다.

나의 꽃들아, 태풍이 휘몰아쳐도 쓰러지지 말고 굳건히 견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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