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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끔찍했던 순간

by 달빛3242 2013. 1. 4.

2012년 마지막 날

아들네 집에서 맥주 한 잔에 아쉬움을 달래며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귀염둥이 손자도 온갖 재롱을 떨며 한 몫 단단히 했다.

 

 

 

 

밤이 너무 늦어서 며느리가 손자를 재우려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빠이빠이 하면서 손을 흔들고 들어갔던 녀석이

금새 생글생글 웃음을 지으면서 거실로 다시 나오는 것이었다. 

짐짓 화난 표정으로 들어가서 자장하라고 하면 애교 작렬이다.

어찌나 귀여운지 손자의 애교작전에 온 가족이 깜박 넘어간다.

 

새해를 20여 분 남겨놓고 쇼파 위에서 신나게 놀던 손자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아무리 달래도 왼팔을 만지면서 계속 울어대는 것이었다.

직감적으로 팔이 빠졌거나 삔 것 같았다. 

손자는 전에도 한 번 팔꿈치가 빠져서 병원에서 맞춘 적이 있었다.

왼팔에 힘이 없고 아파하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게 분명한 것 같았다.

망년회고 뭐고 간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급히 온가족이 병원 응급실로 내달렸다.

팔을 맞추려면 자지러지게 울텐데 그 모습을 어찌 보나?

 

그런데 당직 의사가 손자를 살펴 보더니 크게 이상은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집에서는 굉장히 아파했었는데 별일이었다.

놀란 가슴을 간신히 쓸어내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손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온하게 잠이 들었다.

 

요 녀석이 2013년 새해에는 범사에 감사하고

 모두모두 조심하라고 경종을 울려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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