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일
밴쿠버 섬은 캐나다 서부 태평양 연안에 있으며
섬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면적이 남한의 1/3에 달한다.
BC주의 정부청사는 큰 도시 밴쿠버에 있는게 아니고 이 섬의 빅토리아 시에 있다.
미국 가까이 있는 밴쿠버 섬이 자국의 영토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밴쿠버 섬은 아름다운 경관과 온화한 기후 때문에
캐나다 사람들이 노후를 보내기 원하는 곳 1순위라고 한다.
일정표를 확인하니 오전 11시30분에 섬을 떠나는 페리호에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관광할 시간은 겨우 너댓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여유를 즐겨야 할 여행인데 더 바쁘기만 하다.
BC주 정부청사
어젯밤에 반짝거리는 전구의 불빛으로 아웃트라인만 보았던 정부청사의 모습이다.
낮에 보니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정부청사라기 보다는 왕궁같은 느낌이 든다.
이 건물은 1892년 25세의 청년 건축가 프랜시스 레튼버리가 설계하여
5년에 걸쳐 완공했다고 한다.
청사는 울타리도 없이 개방되어 있었지만 자세히 둘러볼 수가 없었다.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그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이너 하버 항에 정박 중인 요트들
이들이 얼마나 여유롭고 멋진 삶을 누리고 있는지 상상이 가는 풍경이었다.
해안가 별장지대에는 갑부들의 호화 저택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 저곳 아름다운 경관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카메라는 커녕 눈에 담을 겨를도 없이
그냥 버스에 탄채 바람처럼 휙휙 지나쳐 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밴쿠버 여행의 하이라이트,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챠드가든이다.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꽃들을 원없이 볼 수 있는 곳!!!
부차드가든은 100년 전 채굴이 끝나 황폐해진 석회암 채석장을
부차드 부부가 전 세계의 꽃과 나무를 모아서 테마별로 섬세하게 정원을 조성하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선큰(sunken)가든, 장미가든, 일본가든, 이태리가든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들이 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으며
카나다에서 국가 사적지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 외도도 이를 모방하여 꾸몄다고 한다.
이곳이 바로 부차드 가든의 하이라이트인 선큰가든(Sunken Garden)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정원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움푹 패어 흉물스러웠을 장소가 부차드 부인의 아이디어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내가 지금 천국에 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저 황홀하고 감격스러워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완벽하게 아름답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봄에는 더 많은 꽃들이 피어서 장관을 이룬다고 했다.
이곳에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하루종일 바라만 봐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다.
밴쿠버 섬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언제든지 와서 실컷 구경할 수 있을테니까.
그런데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인지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눈에 거슬리는 것 하나 없이 이 넓은 땅을 어떻게
이토록 아름답고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
천국으로 가는 계단일까?
우리 일행은 아무도 저 아름다운 계단을 올라가 보지 못했다.
가이드의 발걸음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일정표대로 이끄는 가이드를 원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비에 젖은 다알리아 꽃들이 더없이 싱그러워 보인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정원 곳곳에 투명 우산이 비치되어 있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너무나 고마웠다.
땅덩어리가 크니까 호박도 크네!
빅토리아는 과연 정원의 도시(City of Gardens)라는 별명에 걸맞게
아름답고 축복받은 도시였다.
구경거리가 너무나 많은 큰 섬에 와서 두루두루 다 둘러보지 못하고
떠난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오전 시간도 온전히 채우지 못하고 섬을 뒤로한 채
11시 30분 페리호에 몸을 실었다.
마음은 아직도 선큰가든 꽃 속에서 헤매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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