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일
북미대륙의 서부에는 세계 3대 산맥중의 하나인
길이 4,500Km에 달하는 로키산맥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다.
그 중 '캐나디언 로키'라 칭하는 캐나다 영토 쪽의 로키산맥은
길이 1,500Km, 너비 80Km에 이르며 4개의 국립공원과 3개의 주립공원이 있다.
이 방대한 로키의 품에서 겨우 이틀간의 여정이 주어졌는데
로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 국립공원의 명소들을 관광하게 된다.
어젯밤 늦게 밴프에 도착하여 아무것도 보지 못한채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차갑고 청량한 공기 속에서 산뜻한 기분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일찍 밴프국립공원 안에 있는 레이크 루이스 호수를 향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도로 양쪽으로 쭉쭉 뻗은 전나무, 소나무 숲이 빽빽하게 이어지고
웅장하게 솟은 로키의 산봉우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막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높은 산의 정상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버스가 조금 천천히 가 주었으면 했으나 여행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캐나다인 기사는 계속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렸다.
차창 밖으로 만년설이 뒤덮인 산봉우리와 빙하, 신비스런 빛깔의 호수가 계속 나타났다.
카메라에 담을 겨를도 없이 모두의 탄성 속에서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풍경이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일행 모두는 누구라 할 것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태까지 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본 풍경 중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가이드가 서두른 바람에 레이크 루이스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호수는 주변의 산들을 품고 더없이 신비로워 보였다.
레이크 루이스는 캐네디언 로키의 수많은 호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10대 절경의 하나로 손꼽히며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한다.
해발고도 1,732m, 최대수심 70m, 길이 2.4km, 폭 1.2km이다.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호숫가에 모아놓고 레이크 루이스와
주변의 산들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일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가이드의 설명이 너무나 길게 이어졌다.
'레이크 루이스'라는 호수명은
빅토리아 여왕의 딸인 루이스 공주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고
멀리 보이는 설산은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산(3,264m)이라 하고
이곳의 주(州) 이름 알버타는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인 알버타 경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는 설명만
기억에 남고 나머지는 다 잊어버렸다.
그리고 이곳에서 1시간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얼마나 고대했던 시간인가!
곧바로 레이크 루이스의 비경에 푹 빠져들었다.
과연 비경이었다.
산과 호수의 절묘한 조화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고요한 수면에 비친 설산의 반영이 너무나 황홀했다.
왼쪽의 집은 카누를 대여해 주는 곳이라고 했다.
날씨가 좋아서 호수의 물빛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보는 장소에 따라 청록색, 옥색 등 형용할 수 없는 빛의 향연이 펼쳐졌다.
빙하 녹은 물이 흘러들어 호수가 되고
빙하에서 깎인 석회석 성분이 호수 바닥에 가라앉아 햇빛에 반사되기 때문에
이토록 오묘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1년에 몇 번 볼까말까한 좋은 날씨라고 했다.
이 멀리까지 와서 날씨가 안 좋으면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구름 속을 헤매다 돌아가기도 한다고 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모처럼 찾아온 행운을 맘껏 누렸다.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가슴 벅찬 충만감을 느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여행에 중독이 되는가 보다.
우리 일행은 일찍 도착해서 조용하고 호젓하게 호숫가를 산책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레이크 루이스 관광을 끝내고 떠나올 때쯤에는 관광객들이 막 밀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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