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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by 달빛3242 2017. 2. 4.


지난 늦여름 오랫동안 발길을 끊었던 낚시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동안 창고 안에 방치해두었던 낚시도구를 재정비하여

호기롭게 찾아간 곳은 금강 상류쪽이다.

우리 부부가 즐겨찾는 금강상류는 반딧불이도 볼 수 있을 만큼 깨끗하고 한적한 곳이다.

 추억 속의 곤충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강변에서

둘이 비슷했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깔깔거리기도 하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낭만적이고 근사했는지!

닐낚시를 던져놓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어느 순간 밤의 정적을 깨고 들려오는 방울소리~

"왔다, 왔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리나케 일어나 정신없이 낚싯줄 감고 뜰채 들고 설쳐댔던 날들. 

벌써부터 여름이 기다려진다.

 


맨 처음으로 잡은 52Cm의 잉어

내가 여태까지 잡은 잉어 중에 가장 큰놈이다.

 입에 걸린 낚싯바늘을 빼낼 때는 측은지심으로 마음이 영 거시기했다.



작은 고기는 거의 안 걸리고 주로 커다란 잉어와 참붕어가 걸려나왔다. 

참붕어는 붕어찜으로, 잉어는 여러 마리 모아서 닭을 넣고 용봉탕을 고았다.

손자에게 진상(?)하기도 하고 우리 부부가 먹기도 하였는데

비릿한 것이 영 입맛에 안맞아서 원샷으로 단숨에 들이키고 얼른 입가심을 해야했다. 



추석날 차례를 지내고 있는 모습이다.

손자들도 제 아빠 양쪽에서 좌청룡 우백호인냥 자리하고 의젓하게 절을 하고있다.





그런데 우리 작은손자 혼자서 뭐하는 거임?

작은손자는 절 한 번 하고 일어나더니 할 일 다했다고 멀뚱하게 서있다.

두 번째 절을 하고 있는 어른들과 형아를 바라보며

'이건 뭐지?' 하는 저 표정이 어찌나 귀여운지!



토종 다래

워낙 많이 열려서 들며나며 한 웅큼씩 따먹었는데도 수확량이 제법 많다. 

크고 좋은 놈은 손자들 몫으로 따로 골라놓고

나머지는 믹서기로 갈아 먹기도 하고 효소를 담기도 했다.

 


감은 매년 해걸이도 하지않고 어찌 이리도 많이 열리는지 원!

크고 작은 감나무가 17그루나 되다보니

따고 따고 또 따도, 나누고 나누고 또 나눠도 넘친다.

가을만 되면 곶감 깎으랴 낙엽 쓸으랴 감나무 때문에 일거리가 너무 많다.





본격적인 곶감깎기에 앞서 감말랭이 만드는 것으로 시동을 건다.

요것들을 반건조시키면 곶감보다는 덜 달지만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10월 중순경 부터는 홍시가 하나 둘씩 생기기도 한다.

서리를 맞기 전이라서 단맛이 덜 배었지만 감이 귀한 때라서 따먹는 재미가 있다.



텃밭도 풍년이다.

올해는 벌레가 하도 들끓어서 잡다잡다 지친 나머지 약을 한 번 쳤다.

약이 닿지않은 상추는 벌레들의 천국이 되고~


바쁘고 힘들었던 날도 돌아보면 다 소중하고 그리운 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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