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일)
아들네 집에서 정성스럽게 차린 생일상을 받고
며느리의 축하연주까지 있었다.
아들이 결혼할 때 며늘아기에게 패물 대신 피아노를 사줬는데
새해 첫날 멋진 연주로 이벤트를 해줘서 너무나 고마웠다.
그리고 아들부부와 같이 여수로 여행을 떠났다.
여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게장집에서 간장게장을 먹었는데
소문대로 어찌나 맛이 있던지
넷이서 밥을 6공기나 먹었다.
해질녘에 여수의 명물인 돌산대교를 찾았다.
전망대에 올라가니 돌산대교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무한히 감사하면서 낙조를 즐겼다.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돌산대교의 조명과 붉은 노을
그리고 바닷물에 비친 불빛이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다웠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횟집으로 갔는데
며늘아기가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아쉬웠다.
다음 코스는 노래방이었다.
우리 아들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다.
며늘아기도 노래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참으로 즐거운 여수에서의 하루였다.
다음 날은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에 갔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깜짝 놀랐다.
노대통령의 생가에 들어가 보니 어렸을 적에 살던 고향집 같았다.
생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사저가 있었는데
언론에서 아방궁이니 뭐니 하며 떠들던 것보다 너무 작고 소박했다.
언론이 정도를 걸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여느 전원주택보다도 못한 사저를 보면서 그 분의 인품이 느껴졌다.
멀리 보이는 부엉이 바위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높았다.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부엉이 바위에 올라가 있었고
못 올라간 사람들은 처연하게 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봄날 새벽에 천 길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야만 했던
당시의 노대통령을 생각하니 참으로 마음이 숙연해졌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노대통령의 유서내용이 못내 가슴을 아리게 했다.
작은 묘역은 공사중이라서 들어가지 못하고
따로 마련된 분향소에서 참배를 했다.
그리고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부엉이 바위에 올라가 보고 싶었던 마음을 접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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