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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사진

고창 선운산에서

by 달빛3242 2017. 11. 10.

11월 둘째 날, 선운산에서 하루를 보냈다.

선운산은 오래 전부터 동백, 꽃무릇, 단풍을 보기 위해서 많이 찾았던 곳이어서

보이는 것 모두가 낯설지 않고 고향처럼 포근하고 정겨운 곳이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언제나 가을이면 가장 가고 싶은 곳 1순위가 선운산이다.


단풍철이 조금 일러서 입구의 은행나무 가로수가 아직 푸른 기운이 남아있고

잎도 많이 떨구지 않아서 만추의 쓸쓸한 분위기가 덜 느껴졌다.

선운산에서 이런 풍경은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왁자지껄한 단풍철의 절정을 피해 주로 끝물 단풍을 즐기러 왔기 때문에

단풍잎보다 추위에 약한 은행잎은 다 지고 빈 가지만 남아 있었다. 

 

선운사 앞 극락교 주변의 몇몇 단풍나무는 이제 막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선운사를 지나 언제나처럼 숲속 오솔길을 따라 도솔암 쪽으로 올라갔다.

선운산은 전 날 보았던 순창 강천산보다 단풍이 더 늦다. 

단풍이 많이 든 부분을 주로 사진으로 담았는데

전체적으로는 볼  때는 단풍이 30%쯤 밖에 안 든 것 같았다.


누군가 숲 속에 세워놓은 장승들이 재미있고 정겹다.

어렸을 때는 왜 이런 장승이 무서웠을까?


장사송

도솔암으로 올라가는 길 옆에 당당히 서있다.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장사송은 수령 600년, 높이 23m로 수형이 특이한 반송이다.

마침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들이 스카이차에 올라 죽은가지를 잘라내며 수형을 다듬고 있었다.


도솔암 언덕에 짙은 초록색으로 낮게 깔린 꽃무릇(상사화)이 보리밭을 연상시킨다.

내년 9월이면 단풍보다 더 붉은 빛으로 활활 타오를 것이다.




'또 왔구나'

도솔암 마애불이 내려다 보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나도 속으로 인사를 건낸다.

'못생긴 부처님, 안녕하세요?'

이 마애불은 아무리 봐도 온화하고 자비로운 부처님 모습은 아니다.

 

마애불 앞의 애기단풍과 사자바위도 여전하다.

 

언젠가부터 이곳에서 사진 찍는 게 너무 재미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무거운 디카를 메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제는 그냥 스마트폰으로 풍경을 담으며 가볍게 산행을 한다.




도솔암 윤장대

윤장대를 돌리기만 해도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니

세상에 이보다 더 재미있고 쉬운 일이 있을까?

신심이 두터운 불자도 아니고 호기심에서 한 바퀴 돌려보았다.

손자들과 같이 왔더라면 경전을 엄청 많이 읽었을텐데......ㅋ







도솔암 내원궁으로 오르는 수많은 계단


도솔암 내원궁

선운산에 여러번 왔었지만 내원궁은 이번에 처음으로 찾았다.

마애불 바로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촬영을 불허한다는 경고가 없어서 내원궁 법당 안을 한 컷 찍었다.

부처님이 두건 쓴 모습이어서 특이하다.


내원궁에서 바라본 사자바위


사자바위가 모델료라도 내라고 하는 것 같아 내원궁 시주함에~~

선운산 관광은 이곳을 정점으로 하산길에 들어섰다.


도솔천 물 속에 잠긴 풍경에 흠뻑 빠져들어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올라갈 때 지장보궁에 들렀으나 마침 천도제를 지내고 있어서

자세히 못보았기에 내려갈 때 다시 찾았다.

이곳에는 유명한 금동지장보살좌상을 모셔놓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밀반출되었다가 2년만에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사진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외벽에 설치한 입간판을 찍을 수 밖에~~



선운산 관광을 마치고 바닷가 마을로 달려 횟집을 찾았으나

회를 떠주기만 하고 먹을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농어 한 마리 회를 떠가지고 오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었다.

너무 큰 놈이어서 반이나 남겼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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